지난 3분기까지 누적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면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올해가 우리나라 인구 자연감소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혼인 건수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인구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줄면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전국 출생아 수는 6만9105명으로 1년 전보다 4578명(6.2%)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래 최소치로, 분기별 출생아 수가 6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3분기 기준 처음이다. 반면 3분기 사망자 수는 7만3608명으로 3115명(4.4%)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출생아는 21만1768명, 사망자는 22만6009명을 각각 기록하며 3분기까지 1만4241명의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연초에 출산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출생아 수는 30만명 선 아래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수년 간 출생아는 연초에 비해 연말에 적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1분기 8만3030명이었으나, 4분기에는 7만568명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더욱이 올해까지 1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인구 자연감소세가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자연감소한 인구만 2만3566명에 달한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도 3분기 0.84명으로 전년 대비 0.05명 줄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여성이 가임 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았던 셈이다. 출산율은 1분기(0.90명), 2분기(0.84명)에 이어 연중 1.0명대를 밑돌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간 출산율도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 1.0명 선을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구뿐 아니라 혼인도 줄고 있다. 3분기 혼인 건수는 4만7437건으로 지난해보다 5875건(11.0%) 감소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를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결혼식이 연기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3차 유행이 현실화하면서 향후 혼인 건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구가 감소할 경우 잠재성장률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제21대 국회와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잠재성장률은 이전 5년(2015~2019년)에 비해 0.5%포인트(p) 하락한 연평균 2.3%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15세 이상 인구의 증가세 둔화 등이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부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예정처는 "코로나19 충격뿐 아니라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키면서 경제성장률 제고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