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공수처 공화국`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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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공수처 공화국`으로 가고 있다

   
입력 2020-12-14 19:03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전삼현 칼럼] `공수처 공화국`으로 가고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장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기준을 낮추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7인의 위원 중 6인이 찬성해야 공수처장을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었던 것을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개정해 야당측 인사 2인이 반대해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독재 본색을 그대로 드러냈다"라는 말로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의 말 속에는 통과된 법 대로 공수처장이 임명되면 공수처는 정권비호기관으로 전락해 독재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독재'라고 표현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공수처법 제정 당시 '정권의 충견' '게슈타포' 등과 같은 비판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야당 인사 2인에게 거부권을 줬던 것은 나름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최소한의 장치였던 것이다. 개정된 법에는 공수처 검사의 자격요건을 기존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 및 실무 경력 5년 이상에서 변호사 자격 7년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실무 경력을 배제하는 것은 민변 소속 등 좌파 성향의 법조인을 대거 공수처에 투입하기 위한 음모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개정된 공수처법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공수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권의 하수인만으로 구성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 표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무리 봐도 거대 여당의 과도한 입법권 남용임이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 공수처가 어떠한 존재이기에 거대 여당이 안면을 몰수하고 이처럼 공수처법 개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공수처법 제정 당시부터 수없이 많은 지적들이 있었던 것처럼 공수처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법치주의를 훼손할 위험이 높은 초법적 권력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 즉, 정권을 쥐고 있으면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확보하게 되지만 정권을 상실하는 순간 그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자 청와대와 여당은 비로소 공수처법의 위험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듯하다. 공수처가 설치되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등의 범죄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특히, 이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기소를 하지 못하고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게 된다. 이는 현재의 검찰보다 더욱 강력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탄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대통령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권력기관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수처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수사하는 순간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등장하는 등 비정상적 사태가 비일비재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 아니라 '공수처장 공화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수처장은 그 어느 기관의 장보다도 민주적으로 선임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공수처장 추천과 관련해 야당에 비토권을 인정했던 것은 '공수처장 공화국'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여당은 무엇에 겁을 먹은 것인지 앞뒤를 가리지 않고 현 정권 성향 인사만으로 공수처를 구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치의 역사를 보면 모든 권력은 측근의 배신에 의해 무너져 왔다. 그들이 선임한 공수처장과 공수처 검사들도 예외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공수처의 쿠데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공수처를 정치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개정 공수처법은 분명 개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디, 무엇에 홀린 듯 허둥지둥 하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서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판단 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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