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코로나 보다 더 두려운 주52시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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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코로나 보다 더 두려운 주52시간제

최경섭 기자   kschoi@
입력 2020-12-20 19:14

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칼럼] 코로나 보다 더 두려운 주52시간제
최경섭 ICT과학부장
"코로나요? 그건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진정되겠지요. 저희처럼 작은 기업들은 지금 코로나 보다 주52시간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코로나로 올 한해 생존하기도 벅찬 상황이었는데, 또 큰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기분입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지인과 최근 미루고 미루다 식사를 했다. 종업원 15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이 기업 대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급격히 줄어든 일감에 올해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경제한파로 상반기 매출액은 3분의 1 이상 줄었고, 한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연말 특수까지 실종되면서 말 그대로 올해 최악의 실적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 필요한 추가인력들은 또 늘려야 했다. 기술개발과 인력지원을 멈추는 순간, 기업의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로나에도 꿋꿋이 버티던 그는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큰 고민에 빠져있다. 주52시간제가 종업원 50인 이상 30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인건비 부담이 늘 전망이다. 또한 기술력을 겸비한 핵심 기술인력의 이탈도 우려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상공인들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주52시간제로 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주52시간제가 근로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큰 치명타가 될 것이란 분석은 이전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정부도 이 같은 부작용을 우려해 종업원 50인 이상 300인 이하 사업장의 적용시점을 내년 1월 이후로 유예한 것이다. 이제 유예기간이 끝나고 제도시행 시점이 코앞에 닥쳤지만 중소상공인들에겐 너무나 가혹하고 치명적이다.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큰 위기에 직면한 영세 사업장에 생명선을 재촉하는 '방아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16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앞서 지난 9일 올 연말로 끝나는 주52시간제 계도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중소상공인들은 전체 업종이 어렵다면, 조선·건설 등에서만이라도 이를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내년부터 주52시간제를 적용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중소기업업계는 전체 사업장의 39%가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반박한다.



특히 조선·건설 등 특정 분야에서는 업무특성상 주52시간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주52시간제를 강행할 경우, 인건비 급등, 납기 차질, 생산성 저하 등으로 기업과 노동자 모두 큰 손해가 될 것이라고 다그쳤다.
주52시간제가 중소기업의 생명줄을 더 옥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예 들은 척도 안 하고 있다.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계도기간을 추가 부여해 온 만큼, 내년도 제도 시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못박았다. 특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자체 조사 결과, 내년부터 예정대로 주52시간제를 적용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91.1%에 달한다고 했다며 강행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소상공인들은 답답할 뿐이다. 코로나 한파가 한창인 지금, 왜 굳이 중소상공인들을 더 큰 구렁텅이로 내몰려는 지 의아할 뿐이다.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신설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협력업체가 아닌 수출과 내수의 중심기업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대선공약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중요 경제정책으로 내세우고 강도 높은 지원을 추진해 왔다. 역대 정권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도 신설했고 이를 기반으로 과거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재정지원도 퍼부었다. 코로나 시대, 중소상공인들을 살린다고 수십 조원에 달하는 추경예산도 최우선으로 편성했다.

그런데 왜 문 정부는 이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걸까. 왜 중소상공인들이 역대 그 어느 정권 때보다 고단하고 더 팍팍해졌다고 하는 지 반문해 볼 일이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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