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칼럼] 새해 안보위협, 북에 끌려가선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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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칼럼] 새해 안보위협, 북에 끌려가선 답 없다

   
입력 2021-01-03 18:28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신범철 칼럼] 새해 안보위협, 북에 끌려가선 답 없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2021년 '하얀 소띠'의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이 땅 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만 이젠 희망을 말할 때다. 선조들은 더 큰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의 번영을 만들었다. 우리의 세대에서 그 일을 다시 못할 이유가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아무리 혼란 속에 있다 해도 우리에겐 헤쳐나갈 힘이 넘치고도 남는다.


올해 미중관계는 새롭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는 코로나 19 극복과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과의 전면전은 피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도전에 눈을 감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장기적인 대중국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역내 군사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다. 그 결과 상반기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회담은 겉으로는 휴전서명식과 같아 보이겠지만, 안으로는 신냉전선포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경쟁과 별개로 양국은 각각 우리에게 새로운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한국이 동맹의 편에 설 것이냐 아니면 동맹에서 일탈할 것인가를 직접 물어올 것이다. 말뿐인 인도태평양전략 지지를 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대중 경제압박 노선 참여나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요구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말 것을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나 경제보복 카드를 활용하며 설득하려 들 전망이다.

대러·대일 관계에서도 악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역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이고, 그 결과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은 더욱 자주 목격될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우리 법원에서 강제징용 판결 이행을 위한 동결자산 현금화가 진행될 경우 국제사회에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로 몰아세우며 전면적인 압박을 가해올 것이다. 외교로 풀었어야 할 일을 국내정치로 몰아간 결과다.



북한은 새로운 길을 말하겠지만 새로운 카드가 없다.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내놓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자력갱생에 기초한 산업증산 독려일 수밖에 없다. 늘 그렇듯 철강, 금속, 관광, 그리고 농축수산업의 진전을 강조할 전망이다. 정치나 외교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체제에 대한 충성과 자위적 억제력을 강조할 것이다. 미국에는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라며 유리한 협상을 기다릴 것이고, 한국에게는 우리민족끼리를 반복하며 북한 편에서 설 것을 요구할 전망이다.
이러한 한반도 정세는 70여 년 전 광복 직후를 회상시킨다. 신냉전이라 불리는 미중간 대결이 격화되고 있고, 주변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 역시 당시 우위에 있던 재래식 무력보다 더 위험한 핵무력을 활용하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도 존재한다. 바로 우리의 능력이다. 당시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오늘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다. 이 정도 힘이면 못 풀어갈 이유가 없다.

문제는 우리의 선택이다. 최근 정부의 행보를 보면 북한에 끌려다니면서 국제사회의 기준과 동떨어진 행보를 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에 벌어진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나 민간인 공무원 피살은 이미 옛이야기가 된 듯하다. 국가의 기본 의무인 국민생명과 재산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우려하는 대북전단금지법은 한국을 자유 진영의 걱정거리로 만들고 있다. 이래선 새해를 힘차게 열어갈 수 없다.

지난날 우리의 성공은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무대로 뛰어들며 역량을 발휘했던 세계화의 선택에 기인한다. 지금처럼 시야를 한반도로 좁혀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대외정책을 풀어가다 보면 우리의 수준이 북한과 가깝게 된다. 생존을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김정은 체제에 끌려가기보다는 우리의 역량을 키우며 그들의 변화를 기다려야 한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우리 국익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다시 세계로 뛰며 희망찬 대한민국의 2021년을 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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