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0명씩 짐싼다... 은행권 `코로나 암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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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1000명씩 짐싼다... 은행권 `코로나 암흑기`

황두현 기자   ausure@
입력 2021-01-11 19:33

언택트 시대 구조조정 불가피
특별퇴직·임금피크제도 한몫
영업점 통폐합, 1년새 216곳 ↓


은행권이 새해부터 조직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짐을 쌀 예정이다. 영업점 20여곳도 통폐합을 준비하고 있다. 창구를 찾는 고객이 줄어드는 동시에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이 속도를 내면서 효율성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연말 진행한 NH농협·하나은행 희망퇴직에서 1007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농협은행은 특별퇴직에서 신청자 503명 중 496명이 은행을 떠났다. 지난해보다 150여명이 많다. 하나은행은 511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전년도 퇴직자(306명)보다 70%가량 늘었다. 준정년 특별퇴직(285명)과 임금피크제(226명)가 더해진 결과다.
타 시중은행도 희망퇴직 인원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450여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300여명)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 내 퇴직 인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노사 협상을 통해 세부안을 조율하고 있다. 신한·국민은행의 신청자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600여명)만 돼도 은행권 총 퇴직자 규모는 2000명이 넘는다.

짐을 싸는 은행원이 많아지면서 퇴직금 지급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퇴직금 규모는 60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35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1240억원)이 14% 늘었고, 농협은행(1449억원)과 국민은행(1269억원)이 각각 7%, 4%씩 증가했다. 다른 은행들도 1~3%가량 늘었다. 연말 퇴직 인원을 고려하면 2019년 4분기 퇴직금(2270억원)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금 지급 조건에 따라 희망퇴직 규모가 달라지는데 예전보다 퇴직금 지급 조건을 높이다보니 퇴직 인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나아가 비용 절감 효과가 큰 영업점 줄이기에도 나섰다. 통상 점포 축소는 구조조정 등과 연결될 수 있어 내부 반발 소지가 있지만 비대면이 대세가 된 현시점에서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전국 점포 수는 4424개로 2019년말 4640개에 비해 216개 감소했다. 직전 해에 41개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5대 은행의 판매관리비 총합은 2019년 한 해 동안 4917억원이 늘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924억원이 감소했다. 은행권은 올해에도 점포 축소에 나선다. 국민은행은 이달 25일 영업점 20곳을 통폐합하고, 신한은행은 다음 달 서울과 부산 영업점 3곳을 폐쇄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곳, 1곳의 점포를 줄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을 줄이면 운영비용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기존 영업점으로 인력과 영업력이 집중돼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경영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비효율 점포를 축소하거나 인근 지점과 영업 시너지를 내는 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30여 곳 이상의 영업점을 축소하고 거점 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로 묶는 협업체계 '밸류그룹(VG)'를 시행한다. 지점 간 개별 영업을 지양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커뮤니티그룹), 국민은행(파트너십그룹), 하나은행(콜라보그룹) 등 타 행들도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지점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비용 효율성이 떨어질수밖에 없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빅테크와 핀테크가 없는 감성적인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조언했다.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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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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