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방구석 `이야기꾼`, 유튜브에 `나만의 극장`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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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NOW 구독중] 방구석 `이야기꾼`, 유튜브에 `나만의 극장` 만들다

   
입력 2021-01-13 18:21

창작 애니메이션 유튜버 '빨간토마토'
무서운 이야기나 경험담 등 담아 영상 제작
유튜브 창작 애니메이션 콘텐츠 분야 개척
책으로 출판되고 VOD판매, 디즈니 편성도
"제 이야기엔 늘 '권선징악'이 담겨있답니다"


[희대의 NOW 구독중] 방구석 `이야기꾼`, 유튜브에 `나만의 극장` 만들다
이희대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유튜브 애니메이션 채널 '빨간 토마토'의 이승재 크리에이터가 디지털타임스 '디따' 스튜디오에서 《희대의 NOW 구독중》 새해 인사 애니메이션의 더빙 영상을 녹화 중이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마법 학교'라는 최고의 상상력이 깃든 이야기 원고를 들고서도 임시직 경력뿐이었던 무명의 작가 신분으로 열두 번이나 출판사들로부터 거절당한 끝에 가까스로 작은 출판사에서, 그 것도 출판사 대표의 어린 딸의 눈에 들어 어렵게 세상에 선보이게 된 책. 전 세계에서 최소 5억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진 작가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탄생되기까지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유명한 이야기다. 좋은 작가, 멋진 스토리가 있어도 이른바 '매스미디어'를 통하지 못하면 대중을 만나 빛을 발하지 못하던 1997년, 20세기의 전설 같은 사실이다. 이후 24년이 지나 온라인·모바일 인프라가 보편화 된 현재, 과거 조앤 롤링과 같은 예비 작가들은 전자책과 1인 출판 등으로 직접 개인이 책을 내고 독자와 만나는 시대를 맞았다.

방송, 미디어는 어떨까? 나만의 특별한 기획 능력과 아이템, 스토리가 있다면, 굳이 기성 TV 방송국, 혹은 전문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고 귀한 방송 편성 시간대를 할애 받아야 이를 선보일 수 있던 시대도 이제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넷플릭스의 블랙미러, 기묘한 이야기 같은 SF, 미스테리, 공포…비현실적인 스토리들을 좋아하는 천상 이야기 덕후, 그 이전 작가도, PD도, 성우도 아니었던 평범한 대학원생이 채널을 개설하고,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고, 세계관을 담고, 작품을 책으로, TV로, 강의로 펼치며 자신만의 창작 생태계를 이룰 수 있는 것이 2021년 바로 오늘이기 때문이다. 금주 《희대의 NOW 구독중》은 이렇게 상상을 현실로, 이야기를 콘텐츠로, 유튜브에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개척해온 애니메이션 채널 '빨간 토마토'의 작가 겸 기획 겸 성우 겸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있는 21세기 이야기꾼 이승재 크리에이터와의 창작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채널 '디따' 스튜디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이 채널 주인장에게 가장 먼저 건넨 질문은 채널명 선정의 유래(?)였다. 워낙 독특한 채널명 아닌가? 5년 여 전 채널을 개설할 당시엔 지금과 같은 유튜브의 역할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마치 그 이전 한참 유행했던 미니홈피와 같은 SNS 계정을 하나 더 만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밴드 이름 짓는 공식'이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아이디 만들기의 유행을 따라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당시엔 유튜브 운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단 얘기였다.(이 공식은 구독자분들께서 직접 검색해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렇게 그저 특별히 고민 없이 새로 만들어 두었던 계정 하나가 후에 그에겐 인생의 선택을 가르는 기회를 마련한다.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종교인의 길을 걷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벽에 부딪혔다. 적성도 능력도 자신과 전혀 다른 길임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하나의 꿈을 향해 달려오던 삶이 방향을 상실했을 때, 더는 도전의 동기를 잃었을 때 찾아오는 무력감, 자존감의 추락은 겪어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다른 구직 활동에 대한 대안도 준비할 틈 없이 한 길만 보고 왔던 터라 스스로를 증명할 그 무엇도 없었다. 방황하던 중 마음을 다잡으며 '6개월 정도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후회 없이 몰입해보자'는 생각으로 그 이전까지는 취미 정도로 간간이 콘텐츠를 올리던 유튜브를 마치 직장인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과로 삼아 제작하기 시작했다. 2016년이었으니 당시 부모님께선 지금과 같은 '유튜버'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셨고, 잘 다니던 대학원을 관둔 아들이 몇 개월째 마치 '히키코모리'처럼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심지어 혼자 말을 녹음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정상적인 직업을 가지면 어떻겠냐"라고 물어보시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빨간 토마토'의 전설은 이때 시작된다. 전공과 전혀 무관해 동영상 제작이라곤 대학 시절 과제 때문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한 편집 법을 인터넷에서 배운 것이 전부였지만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좋아하고, 들려주기 좋아하던 이야기 덕후에게 유튜브는 무한한 창작의 새로운 터전이었다. 아직 기본기가 없는 학생에게 가장 좋은 공부는 선배들의 모방, 그리고 분석일 텐데 그는 당시 국내외 채널들을 살펴보며 장단점들을 살펴보고 여기에 자신만의 이야기 방식, 스토리텔링을 더하는 식으로 조금씩 콘텐츠의 영역을 확장해간다. 6개월이라는 한시적인 타임라인을 두고 시작했고 삶의 새로운 선택의 경계에서 절실한 마음으로 진행했던 시도라 돈을 바라고 뛰어든 건 아니었지만 채널 광고로 통장에 입고된 수익은 두 달여 만에 200만 원, 이후 한 달에 300, 500, 600만 원… 6개월이 채 되기 전에 그는 많은 구독자와 수백만 원을 버는, 그것도 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을 창직(創職)한다.

특히나 본격적인 채널의 성장은 애니메이션으로 채널의 정체성을 바꾸고 나서다. 채널 초기에는 다양한 정보, 이야기를 담은 정보성 시리즈를 주로 담았지만 넘치는 상상력, 스토리텔링을 담기엔 아쉬웠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같은 부류의 덕후 기질을 가진 친구 '노랑파'가 애니메이터로 참여하면서 '빨간 토마토'의 시그니처 콘텐츠들이 연이어 선보인다. 이때부터 사실상 국내 유튜브 창작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개척사를 펼쳤다 볼 수 있다. '상상극장'에 이어 구독자 참여형 포맷인 '선택극장', 장편 시리즈인 '천국 천사이야기', '지옥 악마이야기', 실제 있었던 독특한 사건·사고들을 재구성한 '리얼 극장' 등 각색 시리즈. 정작 자신은 무서운 이야기를 잘 못 보는 성격이라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대목을 잘 알기에 이를 구성에 녹여 만든 '공포극장' 등 대표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은 지금의 '빨간 토마토' 열정 팬들, 일명 '방울이'들을 만든 메인 콘텐츠들이다.



다만, 지상파방송의 편성과 제작을 경험해보았고, 현재 강단에서 만화·애니 콘텐츠학과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특히나 애니메이션은 말 그대로 종합예술이라 할 만큼 물리적인 업무 소요가 많은 장르임을 잘 알기에 어떻게 매주 적지 않은 분량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 노하우를 물었다. 역시나 솔직한 답변이었다. 힘들다는 것. 만약 원래부터 콘텐츠 분야 전공자로 이렇게 힘든 장르인 것을 미리 알았다면 아마도 다른 방식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고. 유튜브 초기 개척 멤버라 정말 모르고 다 시작했기에 가능했다는 그의 설명이었다. 요즘처럼 정보가 많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아예 이 장르는 선택 자체를 안 했을지 모르겠다는 공감이 들었다. 그러나 어쩌면 운명이었지 않았을까? 그의 넘치는 상상력을 담아내야 하는 장르가 필요했고, 또 지금은 제법 많아진 유튜브의 애니메이션 채널들이 당시에는 희소했기에 못 보던 새로운 형식으로 더 사랑을 받았으니 말이다.

콘텐츠 제작자들 중 앞에 드러나기보다 그 뒤에서 작품 자체로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을 적잖이 본다. 반면 '빨간 토마토' 이승재 크리에이터의 경우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의 모든 기획과 대본작성은 물론이고, 각 배역들의 목소리까지 직접 성우 역할로 참여한다. 얼굴을 보이며 시청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콘텐츠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실은 원래 무척이나 소심해서 물건을 사면 환불도 제대로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한편, 어떤 소심한 사람이든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전해주었다. 콘텐츠에 처음부터 더빙을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추가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목소리를 넣어봤더니 댓글에서 '목소리가 별로다', '코맹맹이 소리다' 등등 안 좋은 반응에 처음엔 상처를 입었지만 점차 '아, 그런데 이 채널은 내 채널인데… 그리고 남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난 일단 내가 내 목소리를 담는 것을 실행에 옮겼는데…' 싶더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용기를 내고 더빙에 이어, 직접 얼굴을 보이며 진행하는 콘텐츠 시리즈 '토스트'도 1년 반 여를 운영했다. 역시 댓글에 '애니메이션만 하라' 등등 여러 반응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좋아하는 분들도 많았고 이제는 얼굴을 드러내는 진행이 편안하다고. 지금은 시청자들과의 보다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또 당당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그 자체를 나만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이기에 다른 창작자분들도 이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1인 미디어라는 창작 플랫폼의 거의 1세대 멤버를 만난 기회라 같은 콘텐츠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약간 철학적인 질문도 건넸다. 작가, 크리에이터라는 원천의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은 타고나는 것일지, 만들어지는 것일지. 그는 상기되어 이야기했다. 분명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자신은 시나리오, 플롯과 같은 전문적인 글 쓰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지금 글을 쓰고 있고, 애니메이션을 구성하고 있는가? 뒤돌아보면 어릴 적 고향이 케이블TV도 들어오지 않은 시골이다 보니 주말이면 부모님이랑 읍내 비디오 가게에 들러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잔뜩 빌려와선 일주일 내내 봤다고 한다. 보고 또 보고. 그렇게 봐왔던 것들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글로, 구성으로, 이야기로, 연출로 반영되는 것 같다고. 또 현재도 소설, 웹툰, 드라마, 영화 등 원천 스토리의 이야기를 늘 즐겨보는 덕후라고.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어쩌면 하나의 플롯.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을 이긴다'라는 공통의 플롯에서 다양한 변주만 있을 뿐이고 자신은 그것을 조금씩 바꾸어 응용하는 것이기에 자신처럼 누구나 재미있는 스토리는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런데 필자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며 그가 타고난 작가라는데 방점이 찍혀졌다.

유튜브 외에 '빨간 토마토' 채널의 콘텐츠들은 책으로 출판되었고, IPTV에서 VOD로도 판매가 됐으며, 최근에는 디즈니 채널에 매주 목요일마다 정규 편성으로 볼 수 있다. 또 채널의 성공 노하우를 '클래스 101'이라는 교육 플랫폼에서 강의로도 선 보이고 있다. 이렇게 외연을 확장하는 데 있어 크리에이터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기획사의 소속이란 것이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그렇다고 답변을 주었고, 덧붙여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5 년여 간 유튜버로 지내오면서 시청자들의 선호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등락이 있을 때마다 심적 갈등과 여러 어려움으로 채널의 지속 여부를 고민할 때마다 소속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의 매니지먼트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 이 MCN 기업의 구성원들도 덕후 기질이 농후한 멤버들이 많아서 그가 흔들릴 때마다 단순히 '조회 수'가 아닌 채널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그를 지지하는 일종의 팬이자 후원자로서의 역할이 더 고마웠다고 한다. 그럼에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가진 특성의 장점과 단점에 따른 시청 의 제한성 등 순간순간 여러 고민을 계속 고려 중인 역시 진성 크리에이터였다.

이번 이야기를 시작할 때 작가 조앤 롤링의 에피소드를 전해드렸었는데 그 자체가 매우 특별한 스토리고 기승전결이 맞아떨어지는 어쩌면 그림 같은 시나리오 속 이야기 같다. 반면에 작가, 이야기꾼의 삶을 '밥벌이로서의 글쓰기'로 담담하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책에 담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런 글도 전한 바 있다.

'자기만의 고유한 오리지낼리티를 형성하라. 오리지널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이 증명해준다'

어느 땐 독자들의 환호에 들뜨다가도 차분해진 반응에 수그러지다 또 다시 이야기를 만들고 또 사랑을 받고, 외면 받다가도 다시 스토리를 선보이는 천상 자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 작가, 크리에이터, 연기자, 제작자, 감독, 이렇게 이야기, 콘텐츠를 만들어주시는 분들 덕에 우리는 문화, 예술, 콘텐츠라는 마음 기댈 곳을 갖고 살아간다.

'빨간 토마토', 그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캔버스에 이런 창작의 과정을 물론 '희열과 고통이 교차하겠지만' 하나하나 자신만의 밑그림으로 그려오고 있었다. '자기만의 고유한 오리지낼리티'인 '상상극장', '선택극장', '천국 천사이야기', '지옥 악마이야기', '리얼 극장' '공포극장', … 찐 팬 '방울이'들과 만들어온 (제가 볼 땐) 어떤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 그 이상을 넘어서는 한국판 '블랙미러'를 말이다.

인터뷰 처음 시작에 이런 공식 인터뷰에서는 말을 좀 더듬는 편이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 이 멋진 이야기꾼과의 더 많은 대화들은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채널 '디따'에서 이후 영상으로 살펴보시길 바란다. 특히 새해 첫 칼럼이라 '빨간 토마토'님께 특별 부탁해서 애니메이션 버전의 새해 인사를 담았으니 꼭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다.(이 과정에서 더빙을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님은 분명 새로이 깨달았다.) 아쉽지만 본 지면에서는 《희대의 NOW 구독중》 채널 한 줄 서평으로 소감을 전해드린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사이에서 보석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 줄 서평.

" '빨간 토마토'는 이야기 덕후가 유튜브로 세계관을 만든 채널이다!"

1인 미디어 시대, 새로운 그림을 그려가는 채널들까지 찾아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 편엔 또 멋진 채널을 찾아 만나 뵙겠다.

광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 이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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