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민심부터 재공략”호남 찾아간 이낙연

김미경기자 ┗ 올해 4번째 부산행 이낙연 “부산의 역사는 가덕 신공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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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민심부터 재공략”호남 찾아간 이낙연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21-01-18 18:56

승부수 ‘사면카드’무용지물돼
대선 지지율 2~3위권으로 밀려
정치적 고향서 올 첫 지역행보
시민들 손팻말 들고 항의 시위


연초부터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승부수 '사면카드'가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전략적 자산을 잃은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을 찾아 바닥 민심부터 재공략에 나섰다.
이 대표는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에 대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 대통령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야 한다"고 수용의 뜻을 비쳤다. 이날 5·18묘지를 참배하는 이 대표 주변에서는 광주 시민들이 사면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1년여 이상 선두를 지키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으나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추격을 허용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2~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은 이 대표가 연초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과감히 꺼낸 승부수였으나 오히려 이 대표의 정치적 약점을 드러내는 자충수가 됐다.


이 대표가 처음 사면카드를 꺼냈을 때만 하더라도 청와대와의 물밑 교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여당 대표가 사전 교감없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을 논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꺼리던 문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사면건의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사면카드를 성급하게 꺼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이 대표가 명분 삼은 '국민통합'에 대해서도 오히려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분열이 있다면 국민통합이 아니라 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제시해 이 대표와 결을 달리 했다. 단, 이 대표가 화두를 던진 코로나19 이익공유제와 관련해서 문 대통령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긍정적인 의사를 표현한 만큼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3월 이전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반전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달 여 앞으로 다가온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이 대표가 대권으로 가는 최종 관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이날 호남행보로 텃밭 다지기에 매진했다. 호남은 그동안 이 대표의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었으나 꾸준히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에 들러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 등을 듣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당시 들러 유명세를 탄 국밥집에서 점심도 먹었다. 이 대표의 호남행은 올해 첫 지역행보다. 지난해 10월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지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이 대표가 올해 첫 지역일정으로 광주를 택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면론 등으로 잃어버린 지지세를 회복하려는 민심 달래기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바닥 민심부터 재공략”호남 찾아간 이낙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 주변에는 전직 대통령 사면에 반대하는 광주시민들과 이 대표를 응원하는 지지자들이 각각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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