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제작 드라마 강점 앞세워
2018년 657억보다 687% 폭증
국내 스튜디오 2곳과 임대계약
OTT 독과점 당분간 지속될 듯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는 반사이익을 글로벌 미디어 강자인 넷플릭스가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한해동안 우리나라 국민이 넷플릭스에 지불한 구독료가 5000억원을 넘어서며, 단숨에 국내 미디어 시장의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킹덤', '스위트홈', '인간수업' 같은 K-콘텐츠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올해 신작 라인업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독과점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 시대, OTT 특수..."한해 구독료로 5000억 지불"= 1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지난해 넷플릭스 서비스 이용을 위해 지불한 연간 결제 추정금액은 5173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2483억원과 비교해 108% 폭증한 수치로, 2018년 657억원과 비교해서는 687% 증가한 규모다. 해당 조사는 한국인 만 20세 이상 개인의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이다.
지난해 12월 결제금액만 떼어내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결제금액은 587억원으로 전달 최고치인 568억원을 또 갈아치웠다.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급성장은 지난 3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지난해 2월 넷플릭스 결제금액은 225억원이었으나, 3월 368억원과 4월 448억원으로 급격하게 뛴 후, 하반기부터는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국내 OTT 사업자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안드로이드와 애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OTT 앱 월간 활성 이용자수 결과 지난해 넷플릭스는 가장 높은 758만 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국내 토종 OTT인 웨이브 269만명, 티빙 237만명, U+모바일tv 226만명, 왓챠 164만명, 시즌 146만명 등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 초 국내 스튜디오 2곳 확보…"K-콘텐츠 제작으로 독점굳힌다"= 넷플릭스의 국내 독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7일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한 장기적인 제작 기반을 다지기 위해 국내 스튜디오 2곳과 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OTT시장 굳히기 전략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경기도 파주시, 연천군 두 곳에 총 1만6000 제곱미터(약 4800평) 규모의 촬영 및 지원 시설을 가동하게 됐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 스튜디오는 한국 창작자들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 세계를 감동시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공간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자체 제작 드라마 방영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넷플릭스 팬덤층'이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먼저 킹덤의 스핀오프라 할 수 있는 '킹덤: 아신전'이 시즌3 전 스페셜 에피소드로 제작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공유·배두나 주연의 SF 호러 장르 '고요의 바다'도 대기하고 있다. 2019년 방영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천계영 작가 원작의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나, 주동근 작가의 웹툰 원작인 좀비 학원물 '지금 우리 학교는' 등도 방영될 예정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독보적인 이유는 자체 제작 드라마의 경쟁력에 있다"면서 "국내 OTT업체들에는 위협적인 상황이지만, 국내 K-드라마 등이 해외에 더 많이 알려진다는 점에서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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