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력수사 이첩` 반대 못한 공수처장 후보,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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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수사 이첩` 반대 못한 공수처장 후보, 자격 없다

   
입력 2021-01-19 19:43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김진욱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렸다.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 판·검사, 권력기관의 3급 이상 공무원까지 행정·입법·사법부의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만큼 공수처장에 대한 검증은 엄정해야 한다. 공수처장에게 최우선 요구되는 자질은 권력으로부터 공수처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느냐 하는 의지와 실행력일 것이다. 강력한 권한을 지닌 공수처가 권력과 야합할 경우 '권력의 주구'라는 지탄을 받았던 과거 검찰 이상으로 반대세력 탄압앞잡이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김진욱 후보자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겠다"며, 공수처장의 첫 번째 과제가 "정치적 외압에 대한 방패막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독립성과 중립성은 긴장의 끈을 잠시만 놓아도 권력과 정치권으로부터 도전 받게 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허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을 공수처로 이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수사체가 완성된 후) 이 사건들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건을 공수처가 넘겨받아 수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수사 건들은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려고 한 숨은 이유가 됐던 사건들이다. 권력 핵심부를 향한 이 수사들을 막으려고 윤 총장을 징계한 것이란 점을 모를 국민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그 건에 대해서는 공수처의 수사 이첩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

김 후보자는 대한변협 추천을 받아 내정됐다. 강직하면서도 외유내강형 인물로 스스로 '중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장전입,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 등도 치명적 도덕적 하자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공수처의 엄중한 역할에 견줘 김 후보자의 직에 대한 각성이 부족하다. 공수처가 여당의 입법독주 등 우여곡절 끝에 출범하기 때문에 국민은 공수처가 정권의 '보위처'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검찰의 권력수사 이첩에 대해 분명히 선을 긋지 못하는 등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준 김진욱 후보자는 공수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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