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용 칼럼] 소유 없는 곳에 자유·평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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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칼럼] 소유 없는 곳에 자유·평등 없다

   
입력 2021-02-04 19:31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김영용 칼럼] 소유 없는 곳에 자유·평등 없다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인간의 소유욕은 생득적인 것이며, 그 중심에는 재산이 있다. 그런데 재산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지천으로 널려있지 않으므로 약탈의 대상이 된다. 이는 곧 자원의 희소성과 재산 소유의 불안정성이 평화로운 사회 형성에 주요 걸림돌이 되므로 근면과 행운으로 얻은 재산을 안정적으로 소유할 수 있어야 평화로운 사회가 이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자신의 안녕과 평화로운 세상을 원하는 인간은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통해 각 개인이 제3자의 강제 없이 각자의 재산을 소유하도록 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공통의 감각을 공유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로운 사회 질서의 토대가 되는 정의로운 도덕 규칙이 만들어지며, 인간은 다시 도덕 규칙을 지키도록 훈육됨으로써 사회 질서가 보존된다.
중요한 사실은 정의는 소유의 안정성을 위한 도덕 규칙이 지켜질 때 실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를 비롯한 제3자가 개인의 재산을 빼앗음으로써 소유의 안정성이 파괴되면, 이를 계기로 국민은 정의감을 상실하고 도덕 규칙과 법질서를 훼손한다. 빼앗음은 강제로 이뤄지므로 자유는 없고 다툼만 있을 뿐이며, 자유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지배하는 것이므로 평등도 없다. 그래서 소유가 없는 곳에는 자유·평등·정의·평화가 없다.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생산요소를 소유할 수 없으니 이런 개념들이 생기지 않으며, 도덕 규칙도 아예 형성되지 않는다.

현 정권은 출범하면서부터 줄곧 평등·공정·정의를 외쳐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 말은 자유 사회의 운행 이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빛나는 어록에 속한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하며, 모든 일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규칙에 따라 처리하고, 따라서 그 결과는 당연히 정의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정권이 막상 시행하는 제반 정책을 보면 그런 말은 한낱 구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유·평등·정의·평화의 개념은 재산 소유를 둘러싼 인간관계로부터 생기는 것인데, 정권 담당자들의 머릿속에는 그런 개념이 없는 것 같다. 관련 정책들이 모두 엉망이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주택 소유와 그에 따른 이익을 죄악시하고, 다락같이 높은 세금으로 가계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온갖 규제와 이익 공유 발상은 소유 자체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원시 공산사회로 돌리려는 것과 같다. 모두 소유의 안정성을 훼손함으로써 자유·평등·정의·평화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들인데, 국가가 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는 개인의 안녕을 위해 설립되지만, 타락하는 민주국가는 도리어 개인의 안녕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어떠한 정치체제에서든지 개인의 소유물을 빼앗고 제한한 정권은 예외 없이 모두 몰락했다. 영국의 대헌장과 명예혁명, 그리고 프랑스 혁명의 근저에는 오랫동안 대중에게 무겁게 지워진 세금과 공역이 있었다. 오늘날의 타락한 민주정에서는 일부 대중의 다른 대중에 대한 약탈이 정권을 통해 합법적으로 이뤄진다. 현 정권은 그러한 제한과 약탈이 다수를 위한 것이므로 정치적 저항에 직면하지 않고 정권을 이어가리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사회의 지속성을 해쳐 결국 모두의 삶을 피폐하게 하므로 몰락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사유 재산권은 소유의 안정성을 위한 것이다. 사유 재산권이 없으면 자유·평등·정의·평화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처진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명언은 이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자본주의는 사유 재산권의 토대 위에서 가난에 허덕이던 대중의 물질적 삶을 놀라울 정도로 개선하고 정신적 번영의 바탕을 제공했다.

툭하면 자본주의 모순의 산물이라고 언급되는 것들은 기실 자본주의에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불완전한 인간 세상의 산물일 뿐이다. 소유 개념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할 수 있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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