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칼럼] 한미 정상통화 `동맹 맑음 북핵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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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칼럼] 한미 정상통화 `동맹 맑음 북핵 흐림`

   
입력 2021-02-08 19:39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신범철 칼럼] 한미 정상통화 `동맹 맑음 북핵 흐림`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지난 2월 4일 오전에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의 통화는 갓 출범한 미국 행정부와 풀어야 할 과제들을 잘 보여주었다. 한미동맹에 대한 양 정상의 의지는 광범위하게 확인되었지만, 협력 범위에 대해서는 보이지 않는 차이를 노출했다. 그리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겨두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양 정상 간의 통화가 늦어지자 많은 걱정의 목소리들이 제기되었지만 결과적으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 비록 취임 14일 만의 통화지만 그것은 복잡한 미국의 국내정치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 못지않게 중요한 동맹 파트너인 호주 정상과도 같은 날 통화했다는 점이 이를 설명한다. 일본의 발 빠른 통화와 비교되고 있지만, 이는 일본의 외교력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부러움과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 할 문제다.
전반적인 통화 내용은 무난했다. 한미동맹, 북한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양 정상의 메시지가 교환되었다. 미세하지만 한미 양국간의 시각차도 드러났다. 자세한 설명을 한 청와대의 설명과 한 문단으로 구성된 백악관 성명의 행간에서 다름이 목격되었다.

먼저 양국 정상 모두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와 협력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들어 한미동맹을 수식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핵심축(linchpin)이란 표현이 다시 등장했으며, 동북아와 글로벌 문제에 있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동맹의 지역적 협력 범위와 관련해서 미국은 기대가 높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중국을 의식하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의 참여를 늦춰온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였는지 인도태평양 문제를 논의했다는 청와대의 발표가 무색하게도 백악관측은 한미동맹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으로 설명했다. 향후 한미동맹의 지역적 협력 범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행인 것은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필요성에 양 정상이 동의했다는 점이다. 향후 한미 양국이 동북아를 벗어난 지역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미공조를 이루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언급했다 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의 같은 입장과 공통의 목표를 위한 협력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언뜻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백악관 성명의 내용에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긴밀한 공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문제는 비핵화 외에도 인권 문제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향후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경우 우리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준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더욱 의미 있는 차이점은 양측의 시간표에서 나타나는데,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부분이다. 조속한 대화를 희망하는 문재인 정부와 포괄적인 접근을 희망하는 바이든 정부의 입장을 녹여낸 문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괄적인 접근을 위해 한국 및 일본, 나아가 중국과도 협의하겠다는 접근은 향후 적지 않은 시간을 요구할 것이다.

그 결과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년 상반기 바이든 정부는 관련 국가와 여러 형태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고, 북한과의 대화는 하반기는 되어야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역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이 대화로 입장을 전환해야 가능한 일이다. '정상회담 이벤트를 통한 평화 보여주기식' 접근은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끝났다. 우리 정부가 여전히 미련을 갖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와 평화 의지를 이야기한다 해도 이젠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이번 정상통화는 새롭게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와의 동맹 강화 노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보여주었지만, 북핵이나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적지 않은 시각차를 시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시점에서의 한미공조는 '동맹 맑음, 북핵 흐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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