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 상장으로 `차등의결권` 도입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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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미국 상장으로 `차등의결권` 도입 재점화

김병탁 기자   kbt4@
입력 2021-02-17 15:53

홍콩·중국 등 벤처기업 육성 위해 차등의결권 허용
제도적 장치 통해 차등의결권 남용 방지 가능


쿠팡이 국내가 아닌 미국 상장을 선택하면서, 국내에서도 차등의결권(복수의결권)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자칫 국내 다른 우량기업의 상장 기회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쿠팡은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가진 '클래스A'와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클래스B' 두 가지 주식을 신고했다. 이중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소유한 클래스B는 1주당 29표의 의결권 효과가 있어, 지분율 2%만으로도 58%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에 상장할 경우 얻을 높은 기업가치(500억달러)에 따른 투자유치 효과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염두에 두고, 국내가 아닌 미국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쿠팡 이후 국내 우량기업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현재 추진 중인 차등의결권 제도를 서둘러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정부 입법 발의했다.

이 법안의 주요내용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비상장 기업에 한해, 1주당 최대 10개 한도 내 의결권을 부여하고, 그 기간은 10년 이내로 정하고 있다. 상장 이후에는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3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보통주로 전환한다는 골자다.


하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라 다른 국가에 비해 벤처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창업과 벤처투자가 활발한 다수 국가에서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도 등 벤처창업 붐이 일어나는 다른 아시아 국가도 2018년 이후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국내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서 지난 수년 전부터 차등의결권 제도가 도입돼야 하는 이야기가 있어왔다"며 "주주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도 차등의결권을 비상장사만 제한해 운영하는 등 제도적 장치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쿠팡 미국 상장으로 `차등의결권` 도입 재점화
(쿠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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