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클럽하우스, 소리의 혁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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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클럽하우스, 소리의 혁신일까

   
입력 2021-02-18 19:52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포럼] 클럽하우스, 소리의 혁신일까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클럽하우스가 이렇게 흥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날 직전부터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뇌피셜을 최대한 동원해 보기로 했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기업가 간의 커뮤니티에서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 클럽하우스의 창업자와 투자가에서 시작된 이 거대한 사회관계망은 일론 머스크가 대화방에 출현한 이후 즉시 태평양을 건너 우리에게 다가왔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 사업가를 비롯하여 벤처캐피탈 투자자, 김제동, 노홍철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 지상파, 종편의 아나운서들, 방송 PD, 영화 평론가 및 서울시장 후보가 된 정치인 등 우리 사회에서 지명도 있는 셀럽들이 참여하여 방을 만들고 일반인들과 대화를 실시간으로 살갑게 나누며 이 새로운 음성 대화 전용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만의 현상은 아니며 미국의 경우 마룬5의 제스 카마이클이 참여하는 방에서 일반인들과 현지의 셀럽들이 직접 토론하고 대화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을 정도의 수많은 클럽들이 개설되어 정기적으로 방을 여는 등 극적으로 활성화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이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나 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붙잡고 술 한 잔 들이키지 않고도 정서적으로 하나가 되어 셀럽들과 소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기차놀이 하듯이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코로나가 불러온 거대하고 새로운 현상일 것이다. 한번 대화방에 들어가면 연대의식이 생성되기도 하고 주제에 대한 몰입과 휘발성있는 대화 내용을 한번 지나갈 경우 다시 들을 수 없어서 이어폰을 빼지 않고 밥을 먹는 등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가 나올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클럽하우스는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에 크나큰 도전이 될 것처럼 위협적으로 이용자에게 파고들고 있다. 국내 미디어의 기반인 광고시장은 이미 온라인으로 완전히 이동하여 기존 라디오 방송은 물론이고 지상파 TV 마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정에서 이러한 방식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기존 광고시장의 지면이었던 라디오, 음악 앱과 같은 음성 청취 시간을 대체하고 영상 시청 시간의 일부마저 이전해 간다면 광고 시장에 기반한 인터넷 포털서비스에게도 도전이 될 것이다.



음성으로만 대화하는 것이 이렇게 감칠 맛이 나는지 처음 알았다. 조곤조곤 들리는 목소리에는 상대의 숨소리가 섞여 있고 그 안에 화자의 삶의 궤적과 인생의 무게를 느끼고 주고 받는 내용의 바닥에 깔린 인성을 유추해 본다. 직접 대면하고 있지 않기에 물리적 위협이 전혀 없고 코로나에 감염될 환경이 아니어서 안전한 환경이다. 게다가 나의 영상이 보여질 필요가 없어서 추한 구석이나 부끄러운 모습이 감추어지니 이 또한 마음 편하다. 그동안 영상과 시각적인 영역의 매체를 통하여 이루어진 소셜 네트워크에 오직 목소리로 매체를 제한하면서 이루어낸 클럽하우스의 혁신은 그동안 무심코 간과했던 소리의 중요함에 다시금 눈을 돌리게 한다.
소셜네트워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양적팽창을 이루어낸 페이스북은 초기에 얼굴 사진을 노출하도록 하고 친구들이 이를 검증하게 함으로써 상대방을 식별하고 인증하게 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결된 사람간의 신뢰가 형성되는 효과가 발생하였고 이는 페이스북의 확장과 성장에 가장 큰 기반이 되었다.

클럽하우스는 목소리로 상대에 대한 식별이 이루어지고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가 계속 대화를 나누어야 할 사람인지, 기술이 아닌 정성적 인증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으로 안전하게 대화를 나누게 되는 과정이 우리 모두에게 닫혀있던 병목 구간을 열어 제친 것이다.

사람과 대화한다는 것의 중독성이 이렇게 강했던 것일까. 클럽하우스는 목소리로 상대방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프로필을 통하여 추가정보를 얻기는 하지만 본질은 목소리이며 지금까지 출현한 음성을 기반한 서비스 중에 질적으로 가장 큰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1948년 가수의 노래를 음반을 통하여 유통함으로써 목소리를 일방향으로 전세계 곳곳에 전달하였다. 이후 2003년에 애플의 아이튠즈가 출시되어 냅스터의 파산 이후 스마트폰과 결합하여 음원 시장에서 급속히 양적 성장을 한 역사가 있으나 목소리의 감성적 관점의 요소까지 결합하여 사회관계망으로 연결되어 사람들의 행태와 행동양식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서비스는 클럽하우스가 처음일 것 같다.

이런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이지 않을까. 기존의 질서에서 한걸음 물러나서 인류의 본성에 대한 현실세계에서의 고찰을 통하여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한 솔직한 접근이 바로 혁신의 방향이며 근본 자세가 아닐까. 그래서 냄새도 혁신의 대상이며, 목소리도 혁신의 대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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