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重·쿠팡 등 대기업 CEO들, 첫 산재청문회서 연신 “죄송”…여야 “노동자 생명경시”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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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重·쿠팡 등 대기업 CEO들, 첫 산재청문회서 연신 “죄송”…여야 “노동자 생명경시” 질타

김미경 기자   the13ook@
입력 2021-02-22 16:49
"최근 연이은 산업재해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


사망사고를 비롯해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했던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쿠팡 등 대기업 CEO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첫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야 정치권은 대기업의 '노동자 생명경시'와 '안전 무시'를 문제 삼고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사상 첫 산재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 초반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게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최 회장은 요추부(허리) 염좌가 있다며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에게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느냐"면서 "포스코가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즉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지 9일 만에 압착 사고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요추부 염좌를 이유로 청문회를 회피하려 했던 최 회장에게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라며 "포스코 대표가 낼 만한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고 빈정대기도 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도 "최 회장이 진단서를 첨부해 국회 청문회에 불참하겠다는 통보를 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최 회장의 태도를 질책했다.



최 회장은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회사에서는 안전 최우선을 목표로 여러 가지 시설 투자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에 대해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포스코는 최근 5년 간 포항·광양 제철소와 포스코 건설 등에서 44명이 사망했고, 적발된 법 위반사항이 7143건에 달했으나 포항제철과 광양제철의 경우 벌금으로 각각 2500만원, 1600만원을 물고 끝났다.
포스코 외에 중대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의 CEO들도 이날 청문회에서 고개 숙여 사죄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는 "중대 사고가 많이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산재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의 영령에 매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산업재해 사고가 일어나는 유형을 보니 안전하지 않은 작업자의 행동에 의해 잘 일어났다"면서 산재의 원인을 당사자의 안전불감증으로 돌려 질타를 받았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노동자의 불안전한 행동만을 산업재해의 원인으로 보는 건 정말 잘못된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현대중공업 내 산재 발생은 2017년 374건에서 2020년 527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최근 택배물량 급증으로 과로사 늘어난 택배사들의 대표들도 산재 발생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는 "앞으로는 배송이 늦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했고,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도 "유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포스코·현대重·쿠팡 등 대기업 CEO들, 첫 산재청문회서 연신 “죄송”…여야 “노동자 생명경시” 질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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