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금융위원장의 공매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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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금융위원장의 공매도 거짓말

김현동 기자   citizenk@
입력 2021-02-22 19:40

김현동 정경부 금융팀장


[DT현장] 금융위원장의 공매도 거짓말
김현동 정경부 금융팀장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은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켰다. 국회·정부·법원에 의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한국 정치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의 전 근대성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안정과 예금자·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립된 곳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이에 기반해 금융시장 참가자와 예금자, 투자자는 금융시장과 금융산업 종사자를 신뢰한다. 그런 면에서 금융위원장의 말과 행동에는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금융위원장은 공매도에 관한 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최종구 전임 금융위원장은 2018년 한국 자본시장 사상 초유의 증권결제 불이행 사태에 직면했다. 그 과정에서 '주식 잔고·매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방안을 마련했다. 당시 금융위는 2018년 연말까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2019년 1분기에는 시행한다는 방안까지 발표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2018년 12월 국회에서 해당 시스템을 마련하는 법안 논의 과정에 출석해 "최대한 빨리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의 두 번째 금융위원장인 은성수 위원장은 작년 12월 직전까지만 해도 "연내 무차입 공매도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작년 12월9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나서야 거짓말을 인정했다. 무차입 공매도 사전차단 시스템은 도입의 실효성이 떨어지니, 사후 적발 강화로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까지 했다.

늦었지만 거짓말을 시인한 은성수 위원장의 고백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럼에도 금융위가 지난 2년간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대차거래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로 무차입 공매도를 저지른 골드만삭스는 이후 대차거래 계약에 대한 이중 체크 등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약속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수탁했던 증권사 등은 아무런 예방조치를 강구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공매도 전면 금지와 재연장 외에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한 정책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나마 작년 말 마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대차거래정보 보관의무를 부과하고,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저도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대차거래정보 보관은 대차중개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이 곧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한다. 그러나 내국인만을 위한 선택적 보관시스템이라는 한계가 분명하다. 의심스러운 공매도 점검주기 단축이라는 거래소의 조치 역시 불법 공매도 예방조치라고 하기는 어렵다.

무차입 공매도 차단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대차거래 자동화 시스템은 금융위가 내놓은 대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대차거래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반대했다. 골드만삭스 사례를 들어 대차거래를 전산화한다고 해도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짓 논리까지 동원했다. 2018년 발생한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와 결제불이행은 전산시스템을 쓰지 않은 수기 입력의 오류였다.

은성수 위원장은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에 대해 "음주 운전을 막기 위해 음주 운전자 자동차의 시동이 안 걸리게 하는 것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한다든지 해서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에 드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음주운전에 대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편익 대비 비용이 커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역시 거짓말에 가깝다.

금융위는 2019년 12월 증권대차거래 업무 자동화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전화·이메일·메신저 등 협의·수기입력이 아닌 자동화된 대차서비스로 착오·오류에 의한 무차입 공매도와 결제불이행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작년 10월부터 이미 상용화돼 있다. 자동화된 대차서비스로 무차입 공매도와 결제불이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 금융위 스스로 관련 시스템 도입을 반대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거짓말로 사법부의 독립과 신뢰를 무너뜨린 대법원장은 양심에 따라 진퇴를 결정하면 될 일이다. 2년간 공매도 거짓말을 한 금융위원장은 무차입 공매도 예방책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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