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미친 전세 때문에…" 전세금 떼인 세입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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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의 미친 전세 때문에…" 전세금 떼인 세입자 속출

박상길 기자   sweatsk@
입력 2021-02-23 14:08

전셋값 고공행진 속 매물 품귀
'위험매물' 울며 겨자먹기 계약
보증금 못 돌려받은 경우 많아
HUG보증사고 文정부 후 73배


"그 놈의 미친 전세 때문에…" 전세금 떼인 세입자 속출
한 시민이 부동산공인중개업소 매물정보 게시판에 걸린 시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올해 이사 계획이 무산됐다. 김씨는 2년 전 보증금 1억6000만원에 부평구의 한 아파트 전셋집을 구했고 지난 2월 16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김씨는 혹시나 집주인이 딴소리를 할까봐 작년 12월 계약 만료 2개월을 앞두고 계약갱신거절 통지도 했다. 이후 김씨는 새로 이사갈 전셋집을 구했고 계약금의 절반 이상도 새 집주인에게 줬다. 그러나 기존 전셋집 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통보해 이사도 못 가고 새로 구한 전셋집 계약금만 날리게 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소송을 준비 중이다.


새해 들어서도 집주인들로부터 전세금을 떼이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169건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1년간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33건의 5배가 넘는다. 2017년 33건이었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2018년 327건, 2019년 1630건, 2020년 2408건 등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새 73배 급증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HUG가 대신 돌려준 대위변제 세대수는 올해 145세대로 2017년 15세대와 비교해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HUG가 집주인 대신 대위변제해준 세대수는 2017년 15세대, 2018년 285세대, 2019년 1364세대, 2020년 2266세대 등 151배나 급증했다.
부동산 업계는 작년 하반기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에 따른 전셋값 급등과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위험한 전세 매물이 늘어난 것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입자 스스로가 본인이 살 집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는 한편 전세금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안전한 전셋집을 원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전세 매물도 없다 보니까 위험한 전세 매물이 늘어났는데,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어 전세금을 떼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간 것이 피해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떼이지 않으려면 계약 체결 당시부터 등기부상 선순위 근저당 금액이 얼마인지, 임대인이 나중에 보증금을 못 돌려줘서 경매에 부쳤을 때 안전하게 배당 순위에 설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부동산인지 확인하고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전세금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그 놈의 미친 전세 때문에…" 전세금 떼인 세입자 속출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실적 현황 표.<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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