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옥중 경영` 불가...법원 "취업제한, 유죄 확정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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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옥중 경영` 불가...법원 "취업제한, 유죄 확정 때부터"

한기호 기자   hkh89@
입력 2021-02-24 00:28
이재용 `옥중 경영` 불가...법원 "취업제한, 유죄 확정 때부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연합뉴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을 위반한 사람의 취업 제한은 형집행이 종료된 시점이 아니라 유죄 판결이 확정된 시점부터 시작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 주목된다. 이런 법 해석에 따르면 최근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이미 취업제한 기간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사실상 '옥중 경영'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부회장은 유죄가 확정되면 형기를 마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특경가법 규정에 따라 지난 15일 취업제한 통보를 받았다.

재계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옥중 경영'이 가능하다고 해석한 반면, 법무부는 이 부회장이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이 최근 법무부 입장을 뒷받침하는 첫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취업을 불승인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특경가법 제14조는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취업을 제한토록 하고 있다. 그 기간에 대해선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변제 능력을 적절하게 심사하지 않고 아들에게 회사 자금을 빌려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2018년 11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았고, 집행유예 기간인 이듬해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법무부는 같은 해 5월 취업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내렸고, 박 회장은 법무부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박 회장 측은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동안 취업이 제한될 뿐, 집행유예 기간은 취업 제한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특경가법은 취업할 수 없는 시기를 '유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로 정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취업제한은 유죄 판결을 받은 때부터 시작해야 제한의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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