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 참석차 부산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이번 일정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지역균형 뉴딜 현장 방문이라고 소개했으나, 4·7 보궐선거를 앞둔 행보여서 야권에서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소개하면서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은 개별 시·도가 아닌 2개 이상의 시·도가 상생과 협력을 통한 '초광역 협력'이 핵심으로, 앞으로 균형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기존 시·도 단위의 균형발전 정책은 지역 간 과열 경쟁, 소규모 중복 분산투자, 공동 자원의 활용 미흡 등으로 규모의 경제 달성 및 광범위한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청와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은 부산 울산 경남이 서로 힘을 합쳐 800만 시·도민 공동의 생활권과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여러 시도가 상생과 협력을 도모해 일일생활이 가능하도록 연결한 대도시권을 형성, 글로벌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거대도시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청와대는 동남권에 트라이포트(Tri-Port·항만, 공항, 철도 등 운송 체계가 집적된 물류 시스템) 플랫폼 구축을 통해 동남권을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서울, 부산·울산·경남, 베이징, 상하이, 홍콩, 오사카, 나고야, 도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은 동남권 메가시티 구현을 위한 4대 전략을 추진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호응해 2040년에는 동남권 인구의 대폭 증가와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를 노리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 행사 참석은 작년부터 시작한 '한국판 뉴딜 현장을 가다' 11번째 현장 행보"라며 "지역균형 뉴딜 투어로는 2번째 행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문 첫 일정으로 울산시장으로부터 생활공동체·행정공동체 조성방안을 들었다. 동남권을 한 생활권으로 묶기 위해 동남권 광역교통망 인프라 확충을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중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부산행에 야당은 비판을 내놓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다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4·5차 재난지원금 공세에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가덕도 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로 민주당 지원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며 "노골적인 선거개입은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점 잊지 말라"고 했다.
특히 여권과 가까운 정의당도 이날 문 대통령의 행보에는 비판을 쏟아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26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힘을 실어주겠다는 모양새"라면서 "이명박 정부 4대강과 닮은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쐐기를 박겠다는 것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매표 법안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문제점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하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막장 법안'이란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당장 멈춰야 하는 법안"이라고 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주 원내대표의 이같은 언급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문 대통령을 감쌌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주 원내대표가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다"며 "이번 부산 방문은 그 열한 번째 현장일정이며, 지역균형 뉴딜정책을 점검하기 위한 정책 일정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이번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송철호 울산광역시 시장으로부터'생활 행정공동체 전략 보고'를 듣고 있다. 오른쪽으로 열차에 붙은 자료가 보인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