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임금일자리가 34만7000개 늘어난 동안, 청년층 일자리는 15만개가 사라졌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의 우리나라 임금일자리 동향이다.
간단히 젊은 층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갈수록 줄었다는 의미다. 올 1월 고용참사의 기미가 이미 3분기부터 깊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건전한 일자리도 갈수록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여당은 고용·노동규제 관련 입법을 하는 등 기업 압박만 가중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25일 통계청의 '2021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8만2000명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이후 최악의 감소폭이다. 실업자 수도 1년 새 41만7000명 늘어난 157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22년 만에 전 연령대에서 일자리가 동시에 감소했고, 실업률은 5.7%로 21년 만에 5% 선을 넘었다.
코로나19에도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한국 경제를 지탱했지만, 정작 제조업에 미치는 고용 충격은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의 경제 회복세를 'K자형'이 되도록 하고 있다. 경제 상층부는 빠르게 회복하지만, 취약층은 더욱 부실해지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 간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1998년 1월~1999년 4월)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의 '2020년 3분기(8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제조업 임금근로 일자리는 411만2000개였다. 1년 전인 2019년 3분기(419만9000개) 대비 8만7000개(2.1%)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8년 1분기 이래 최대 폭이다.
제조업 임금근로 일자리는 2019년 4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9년 4분기에는 1만3000개 감소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분기에는 2만2000개, 2분기 6만5000개, 3분기 8만7000개로 점점 확대됐다. 제조업 일자리는 국내 전체 일자리 중 가장 큰 비중(21.5%)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치권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기업의 발목만 잡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1대 국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법안들을 분석한 결과 환노위 계류법안 530개 중 규제강화 법안이 229개(62.9%)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규제 일변도' 흐름은 기업의 경영부담만 키워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벤처기업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실시한 '최근 기업규제 강화에 대한 기업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경제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기업 37.3%는 '국내 고용 축소'를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국내투자 축소'(27.2%), '국내사업장(공장·법인 등)의 해외이전'(21.8%) 순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