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국 칼럼] 경제적 자유는 모든 자유를 위한 필수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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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국 칼럼] 경제적 자유는 모든 자유를 위한 필수조건

   
입력 2021-03-29 19:45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자유주의연구회 회장


[민경국 칼럼] 경제적 자유는 모든 자유를 위한 필수조건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자유주의연구회 회장

지식인들은 경제적 자유는 물질추구라는 이유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강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삶의 물질적 측면을 경멸하는 경향 때문이다. 반면에 그들은 언론·사상·집회의 자유 등 시민적 자유와 참정권을 의미하는 정치적 자유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높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인식은 경제적 자유는 시민적·정치적 자유와 별로 연관성이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물질추구라는 이유로 경제적 자유는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건 일반시민의 생각과 전혀 다르다. 최저임금의 강제 규정 때문에 위반하면 국가의 제재를 받고 지키면 도산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그런 규정은 자유의 본질적인 부분을 박탈당한 것이다. 박탈당한 당사자에게는 종교·학문의 자유를 박탈당한 것에 못지않게 아픔을 겪는다. 그런 박탈은 돈벌이 문제를 떠나서 자영업자로서의 인격과 자긍심, 그리고 삶의 의미의 상실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는 직업선택을 통한 자아실현을 위해 중요한 조건이다. 소득 100%의 세금은 개인을 100% 국가의 노예로 만든다. 이는 언론·종교의 자유 박탈을 통한 노예나 다름이 없다. 경제적 자유 그 자체도 경시해서는 안 될 이유다. 그런 이유가 타당하다는 걸 보여주는 예는 차고 넘친다. 외환통제 때문이든 정치적 견해차이 때문이든 해외여행을 못하게 된 사람에게 비록 전자는 경제적 자유를 후자는 사상의 자유를 의미하지만 자유의 박탈이라는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경제적 자유를 경시하는 건 사농공상의 주자학적 선비사상에서 비롯된 전근대적 사고의 유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 자유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에는 경제적 자유는 다른 자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런 믿음은 경제적 자유는 제아무리 억압한다고 해도 그것은 종교적 자유, 학문·언론의 자유 심지어 정치적 자유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틀렸다. 경제적 자유가 박탈되면 그 결과는 실업과 소득 감소, 분배 악화, 빈곤층의 증대로 이어진다. 경제적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준다. 이는 나랏빚과 가계부채가 늘고, 일자리는 줄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물가와 빈곤율은 급증하는 등 문재인 정권 최악의 실적이 입증한다.



주목할 것은 경제적 자유의 박탈은 참혹한 경제적 실적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개인의 종교·집회·결사·연구 등 정신적 활동은 물론 영화와 음악회 등 문화생활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면 세계인의 부러움의 대상이요 수십 년간 먹거리로 한국인이 자랑으로 여겼던 원전을 정부가 제거하는 탈원전 정책은 관련 기업들을 강제적으로 도산시켰고 노동자들을 강제적으로 실업자로 만들었다. 기업할 자유와 일할 자유 등 경제적 자유의 박탈을 초래한 실업자들은 정치·종교적 활동은 물론 교양·오락 등 자유로운 정신적 활동을 강제적으로 변동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경제적 자유가 억제될수록 기업에 대한 생사여탈은 정부의 손에 달려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정부 간섭에 대한 불평·불만 또는 반대의견을 나타낼 정당한 권리 행사마저 포기하는 치명적 결과도 생겨난다. 기업들이 겁먹은 나머지 기를 펴지 못하고 권력의 눈치보기에 바쁜 건 경제적 자유의 박탈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위축효과 때문이다. 그 결과는 열린 사회가 아닌 닫힌 사회다.

국가가 제지, 인쇄, 언론 매체의 독점적 소유자라고 한다면 언론·출판의 자유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자유로운 매체의 반향이 없이는 의견의 자유와 시위의 자유가 미치는 영향력과 효과는 대폭 감소한다. 서울시청 또는 광화문 광장처럼 필요한 공간을 국가가 할당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집회의 자유는 있을 수 없다. 언론 집회 시위의 자유는 민주정치의 중요한 조건이다. 경제적 자유도 그런 조건을 확립하여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컨대, 경제적 자유를 통제하는 만큼 국가가 시민적·정치적 자유를 억압할 여지가 커진다. 따라서 경제적 자유와 시장사회는 국가권력으로부터 시민적·정치적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항력이다. 이게 경제적 자유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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