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소재 논란에도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에 `착오 취소`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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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소재 논란에도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에 `착오 취소` 권고

김병탁 기자   kbt4@
입력 2021-04-06 13:55

금감원 "다자배상안, 물리적으로 분조위 논의 어려워"
펀드 판매사에만 배상 책임
20일 이내 수락시 조정안 성립…불수용 시 소송 가능성


펀드 판매사와 수탁기관, 일반사무관리회사 간 책임 소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사에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이 내려졌다.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에 이어 두 번째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결정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5일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2건에 대한 논의 결과 모두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NH증권이 투자자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줄 것을 권고했다.
분조위는 계약체결 당시 NH증권이 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투자제안서와 상품숙지자료만 믿고, 투자자에게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고 상품을 설명해 판매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일반투자자가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까지 주의하기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 이같이 결정했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민법에서 애초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법리이다. 이럴 경우 계약이 취소가 돼, 투자자는 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옵티머스운용이 작성한 투자제안서에는 '투자포트폴리오의 95% 이상을 정부 산하기관 또는 공공기관 발주 공사 등의 확정매출채권(만기 6~9개월)에 투자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처음부터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투자한 적이 없었고, 편입 자산 대부분(98%)을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투자제안서상 기재된 공공기관(3개)·지자체(2개)에 서면조사 확인 결과, 확정매출채권을 양도할 경우 실익이 없어 실제로 그런 사례가 없다고 회신했다. 다른 자산운용사(326개)도 공공기관 발주 확정매출채권을 양수받는 구조의 펀드는 과거에도, 현재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에 대해 처음으로 이 같은 법리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하나은행(364억원), 우리은행(650억원), 신한금융투자(425억원), 미래에셋대우(91억원) 등 4곳의 판매사는 분조위 권고를 수용해 투자원금 전액을 피해 투자자에게 돌려줬다.

다만 옵티머스펀드의 경우 펀드 판매회사인 NH증권 외에 운용행위 감시 책임을 지고 있는 수탁기관(하나은행), 일반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간의 책임 소재와 책임 비중에 대한 검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 관련 기관간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시점에서 판매사에 투자자 배상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이 때문에 NH증권은 관련 기관간의 다자배상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철웅 금감원 소비자권익보호부문 부원장보는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에 대한 법률 검토가 이미 진행됐고 안건도 어느 정도 작성돼 통보됐던 상태였다"며 "다자배상안은 최근에 받아 물리적으로 분쟁조정위 안건으로 올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이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 중으로 현 시점에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답변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이 판매한 35개의 옵티머스펀드가 환매 연기돼, 개인(2092억원)과 법인(2235억원)을 포함해 총 432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3월 26일까지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326건이다.

금감원은 양 당사자가 20일 이내 이번 조정안을 적극 수용한다며, 나머지 일반투자자에 대해서도 분조위 결정내용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법인의 경우 전문투자자로서 이번 분쟁조정 범위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NH증권이 이를 수용할지가 큰 변수다. 지난해 8월 NH증권이 옵티머스펀드 피해 투자자에게 최대 70% 선지급을 결정할 당시에도 진통을 겪었다. 당시 총 6차례에 걸친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3명의 사외이사가 사퇴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조위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어, NH증권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사소송의 최종 결정은 최소 2~3년 이상 소요된다.

김 부원장보는 "조정 결정이 어떤 이익이 되고 어떤 손해로 이어질지 NH투자증권 이사회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소송으로 간다면 저희가 가진 사실관계 자료 등을 공개가 가능한 범위에서 충분히 제공하며 투자자 소송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증권은 "금감원 분조위의 이번 조정안 결정을 존중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책임소재 논란에도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에 `착오 취소` 권고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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