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칼럼] 시장의 징벌을 받는 反시장적 부동산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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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칼럼] 시장의 징벌을 받는 反시장적 부동산대책

   
입력 2021-04-07 21:33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前무역협회장


[김인호 칼럼] 시장의 징벌을 받는 反시장적 부동산대책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前무역협회장

당초 이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인 소위 변창흠표 2·4대책 발표 후 일부 신도시 건설예정지역을 대상으로 LH공사 직원들에 의한 투기의혹 조사로 시작한 부동산투기조사 광풍은 대상지역과 기관, 인원의 확대, 조사기관의 추가 투입 등 끝없는 조사의 확대에 이어 급기야는 '재산등록 의무'의 전 공직자로의 확대라는 초강수의 제도도입까지 검토되는 등 일파만파의 파급영향이 일고 있다. 부동산대책의 실패가 4·7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최대 악재로 인식되면서 여당과 정부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조사의 결과는 봐야겠지만 조사의 성격상 필자는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 기회에 정부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면 다행이겠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번 사태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만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배타적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 하에서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행태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과거에도 이런 유사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다만 드러나지 않아 문제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국가가 주도해서 시장을 대신하겠다는 경제에서는 반드시 발생하는 어쩌면 당연한, 일반적 현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 드러난 현상에만 주목하고 대책을 세운다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다가가지 못한다.

문제의 출발은 변창흠이란 사람이 국토교통부장관이 되면서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존의 수요억제 위주의 24번에 걸친 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완벽한 실패를 일거에 만회할 '회심의 일타' 로서 공급위주의 부동산 대책인 소위 '2·4 대책'을 급조하는 데서 시작됐다. 그 대책이 갖는 근본적 문제를 논하는 것이 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는 그때까지의 부동산대책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 즉 '시장의 역할을 정부가 대신 하겠다' 는 근본문제에 주목하지 않고 외형적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고 대책을 세웠던 것이다.

첫째, 개발에 따르는 당사자들에게 이익을 안주겠다는 생각에서 개인이 가진 사업권을 정부가 전부 회수하고 주택공급업자들의 시장에서의 공급기능을 무시하고, 이 당사자들 간에 협의에 의해 이뤄질 사적자치의 영역까지 공공이 다 대신하겠다는 발상 즉 시장이 실종되고 정부가 이를 대신하겠다는 데 근본문제가 있었다. 좋게 이야기 하면 개발에 따르는 이익을 정부가 가져감으로서 결과적 평등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인데 밀턴 프리드먼(M. Friedman)이 이야기 한 바 "자유보다 평등을 앞세우는 사회는 평등과 자유, 어느 쪽도 얻지 못한다"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둘째, 정부가 모든 정보를 보유, 독점하고 공개된 적이 없다. 당연히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특수한, 소수의 사람들이 배타적 혜택을 누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셋째, 전국 도심에 2025년 까지 83만 여 가구를 짓겠다는 것인데 한 마디로 불가능하고 무리한 계획이다. 무리를 해서 짓는 경우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에 주목한 흔적은 전연 보이지 않는다. 만약 이런 우려가 현실화 될 때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미 사표를 내고 조건부 수리중인 변 장관을 비롯한 이 대책을 입안한 대부분의 책임자들 중 그때까지 그 자리에 머물고 있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시장의 수급기능. 시장 참가자의 자기 책임의 원리를 무시한 채 국가주도 경제, 반(反)시장적 공급주도 정책이 초래할 참사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다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정부가 큰 틀의 계획과 지침만 마련하고 구체적인 시행은 사업권을 가진 민간 주택보유자와 주택건설 사업자등 시장참가자들의 자기 책임 하에 이루어지는 합의에 바탕을 두고 추진하는 시장적 접근으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역시 프리드만이 이야기한 '샤워실의 바보'를 연상케 하는, 즉 수요억제와 공급확대를 오가는 이런 식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전 공직자들에게 재산등록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포기하기를 권한다. 그러려면 또 엄청난 규모의 정부기구가 만들어지고 또 수많은 공무원이 증원돼야 할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커질 테지만 성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목표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고 밀고 나가겠다면 할 말이 없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가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라는 경구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비싼 코스트를 지불한 보람이 있다. 그러나 마약 같은 국가주도 경제사상에 취한 이 정부에 과연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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