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계열 3사인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이 급변하는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정태영 부회장 단독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덕환 카드부문 대표(전무)를 신규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같은날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도 임추위를 열어, 목진원 캐피탈부문 대표(전무)와 이병휘 커머셜부문 대표(전무)를 새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세 회사는 이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선임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는 비대면·AI(인공지능) 등 현재 급변하는 디지털 전환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향후 새 대표들은 인사, 재무, 영업, 리스크 관리 등 각자 회사의 관리·운영 전반을 맡을 예정이다. 정 부회장의 경우 중장기 전략 수립, 경쟁력 강화방안 모색, 미래사업 발굴 등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각자 대표 전환을 두고, 그간 미뤄진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고 전망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9년 10월 IPO를 위해 상장 주간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과 카드업황의 불황으로 추진이 잠정 보류된 상태다. 또한 일부에서는 최근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최근 현대카드 등 3사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소속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며, 사측에 단체협상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본부이 정 부회장을 교섭 해태 등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으며, 지난 3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정책간담회를 열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명시된 겸직 제한 예외규정 개정 방향을 논의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등 업계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효율적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각자 대표 이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며 "주식 상장 준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