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스코에 이어 조선사들과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해 막바지 논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톤당 10만원 이상 인상하는 것을 가닥으로 논의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며 "아직 협상을 끝내지 않은 조선사도 있어 모든 업체와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초 포스코는 조선3사와 협의해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
철강사들이 이처럼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하는데는 최근 조선업 호황과 함께 가격 동결이 상당 기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철강업체들의 후판 가격 인상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은 실적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53억 규모로,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554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이익 증가의 핵심 요소는 철강 가격의 상승"이라며 1분기에만 열연 가격을 수요사별로 16만~20만원 인상했고 현대제철의 주력 제품이면서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상도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현대제철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8% 줄어든 7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동국제강의 연간 영업이익 2947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으로, 영업이익 업계 2위 자리도 자연스럽게 내줬다.
실제 조선용 후판을 비롯해 현대제철은 주요 철강제품 자동차 강판, 열연강판, 봉형강 등 가격을 잇따라 인상 중이다. 다양한 제품들의 가격 인상으로 2분기 역시 낙관적인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제철 2분기 25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1분기보다 더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현대제철 연간 영업이익의 약 3배 수준이다.
가격인상은 최근 조선, 자동차 산업 수요가 살아나면서 철강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1~2월 글로벌 쇳물 생산량은 3억1500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6.6% 늘었다.
현대제철과 함께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포스코 역시 지난 12일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낮은 기저효과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투자 확대에 따른 신규수요 증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국의 생산량 감소, 내수 안정화를 위한 수출부가세 환급률 축소, 계절적 성수기 등을 감안하면 현대제철의 호실적은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이상현기자 ish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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