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정책과 관련해 "기존의 대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20대의 표심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다 국민의힘을 향한 것으로 나타나자 대응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1관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청년들이 코로나 충격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다. 과거 외환위기 때 청년들은 닫힌 취업문과 구조조정의 한파 속에 'IMF 세대'로 불리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의 청년들도 그때보다 못지않은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로 '코로나 세대'로 불리며,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들의)어려움을 빨리 해소해 주지 못하면 청년 시기를 넘어 생애 전체가 불안한 삶에 처할 위험이 있다. 이른바 '락다운(lockdown)세대'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며 "경제 회복기에 들어선 만큼 이 기회에 민간 기업이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주거 안정 또한 청년들의 가장 절박한 민생 문제"라며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보다 넓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초기부터 줄곧 청년층에서 야당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였으나, 지난 4·7보궐선거에서는 20대 남성 유권자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민심 이반이 드러났다. 청와대가 선거 결과에 대해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한 만큼, 정책에서 청년층을 살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사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스토킹 범죄 대책의 실효성 있는 실행 △공직자 청렴 교육 내실화 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스토킹범죄 처벌법 공포와 관련해 "세 모녀 피살사건을 생각하면 절실함을 느낀다. 스토킹범죄가 철저히 예방 근절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공직자 청렴교육에 대해서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권익위가 공직자들의 청렴교육을 관장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더 강화해 달라. 공직자 청렴교육을 강화하고, 나아가 공기업 윤리준법경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 나간다는 권익위 방침에 각 부처들은 적극 협조해 달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