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냐 처리수냐 견해차 큰데 日 주변국 완전 무시, 마이웨이"
"21세기 정상국가라면 특사 보내 양해 구했어야…결정해놓고 시기만 조율했나"
文정부에도 "北 도쿄올림픽 참가 때문에 후쿠시마 문제 우선순위 미뤘나" 의혹 제기
또한 이처럼 일본 정부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기까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충분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북한의 도쿄 올림픽 참가'와 같은 정부 관심사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태 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성명에서 "오늘 오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주변국과의 구체적인 협의나 소통이 없이 주변국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일방통행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질문조차 없는 일본식 답정너' '일본식 마이웨이' 행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려 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굳어진 사실이었다"며 "본인도 지난해 11월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주변국들과의 전반적인 외교 관계에서 큰 물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고 당시 일본 공사도 '그러한 점을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이 21세기 정상 국가라면 주변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경에 직결된 문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적어도 유관국들에 특사를 보내 소통하고 양해를 구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며 "지금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은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수'를 '오염수'로 보느냐 '처리수'로 보느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중요한 문제는 오염수 해양 방류 외에 다른 대안을 일본이 신중히 고려해보았는가 하는 것"이라며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처음부터 국내 반대 의견과 주변 나라들의 우려보다는 '비용 문제'를 우선시하고 저렴한 '해양 방류'를 결정해 놓고 방류 시기만 조율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일 측에 의혹을 제기했다.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도 "스가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의 고위급 대화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어느 정도 심도 있게 제기했는지, 혹시 북한의 도쿄 올림픽 참가 문제를 우선시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국민 불안감 고조 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염수 처리 전 과정을 국제사회에 검증 요청하는 것은 물론 우리 정부 차원의 단독 검증 요청도 함께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자국민들과 주변국 국민들의 생명, 안전, 환경보다 비용 문제를 우선시하지 않았는지, 해양 방류를 대신할 다른 방안은 없는지 구체적인 대안 제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대일(對日) 규탄 움직임도 일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를 향해 "바다를 공유한 인접국과 국민에 대한 폭거로 엄중 규탄한다"며 외교적 항의,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일본 정부는 어떠한 (주변국 협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모든 필요절차를 생략하고 방류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제주 주재 일본 총영사를 초치(招致)하고, 일본 대사와 면담을 통해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제주를 비롯한 부산과 경남, 울산, 전남까지 5개 지자체가 오염수 저지 대책위를 구성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시작하겠다"며 "내일부터 당장 전문가들과 논의해 국제법과 국내법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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