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측근 그룹서 '안철수 저격' 이어져
성일종 "야권승리? 승자는 오세훈"
이준석 "安이 국민의당 99%" 입당론 시사
주호영 "입장 빨리 정리를" 타진…安 "당원 뜻 묻는 중" 일관
위기감에 중진그룹 정진석·조해진 "합당 적극 추진"
4·7 재보궐선거 기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구축했던 '화학적 결합' 무드가 선거 이후 연일 흔들리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재보선 '야권승리'라고 자축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건방지다"고 힐난해 양측이 언쟁을 빚은 데 이어, "(안 대표는) 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선거 기간 양당이 공감했던 합당 추진도 국민의힘 당권경쟁과 맞물려 가시권에 들지 않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 위원으로 활동해 온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를 '건방지다'라고 비난한 데 대해 "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이야기였다"며 "승자는 분명히 국민의힘이고 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였다"고 사실상 동조했다. 성 의원은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안 대표 혹평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며 "(대화해 보니) '안 대표가 지도자로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야권통합'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에도 "개인적으로 만나서 '하자' 해서 바로 하루 이틀 만에 될 사항은 아니다"고 거리를 뒀다. 안 대표와 줄곧 각을 세워 온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당 그 자체이자 전력의 99%"라며 입당 또는 흡수통합을 시사했다.
반면 TK(대구·경북)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안 대표와의 합당 논의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는 국민의당이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가급적 빨리 알려달라고 했다"며 "국민의당이 시도당부터 의견 수렴을 거치고 다음 주 중 결론을 낼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달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원내대표직 조기 사퇴 여부, 합당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이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대표는 합당 여부에 관해 당헌 제99조에 따라 '당원의 뜻을 묻고 있다'는 입장으로, 비교적 여유로운 태도로 일관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이코노믹포럼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아침 주 권한대행이 전화를 줬다"며 "'본인들도 여러 가지 논의 과정을 진행할 테니 다음 주쯤까지 어느 정도 방향을 정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합당 입장 정리가 가능한지에 대해선 "(야권 대통합과 정권교체라는) 큰 목적에 동의한다면 여러 가지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무리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다음 주까지 협의가 진전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단독으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대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합당 가능성이 삐걱대자 국민의힘 잠재적 당권주자들 중 충청권 5선의 정진석 의원은 SNS로 "모처럼의 통합논의를 칼로 두부모 베듯이 협량하게 해서야 되겠나"라고 우려했다. PK(부산·경남권) 3선의 조해진 의원도 "자강을 추구하는 동시에 국민의당과의 합당, 범야권 대통합,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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