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반도체·배터리 CEO급 동행할 듯
삼성 구체적 투자규모 결정못해
"급변하는 시장대응 미흡" 우려
업계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삼성전자의 미국 증설 일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총수 부재 장기화로 인해 쉽게 투자규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 미국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 등 반도체·배터리 관련 CEO(최고경영자) 급 경영진들이 문재인 대통령 순방 길에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요청에 호응는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앞서 올 초 미국에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 금액이 최대 5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이 보름 남짓 남은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투자규모나 입지 등에 대한 윤곽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오스틴 등 몇몇 지역에서 투자를 위한 인센티브 등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후 TSMC는 올 초 280억 달러(약 31조45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에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2조4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최대 5곳에 대한 반도체 공장 신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만큼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총수 부재를 꼽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9년 이 부회장이 경영복귀한 직후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초대형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올 1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형을 확정 받고 대법원 항고를 포기함에 따라 영어의 몸이 된 상태 이후 전 세계에는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로 최근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재계는 물론 종교계,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여당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이하 종지협)는 지난달 30일 청와대에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내고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익을 위해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진심으로 참회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박정일·전혜인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