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검찰은 4일(현지시간) 전날 발생한 지하철 12호선과 관련해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수사를 개시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노르웨이 업체도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한 뒤,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전날 밤 10시 22분 멕시코시티 남동부 지하철 12호선 올리보스역 근처에서 발생한 고가철도 붕괴와 지하철 추락 사고로 사망자 수는 24명, 부상자는 79명으로 각각 늘었다. 지하철 12호선 운행은 무기한 정지된 상태다.
멕시코시티 남부의 동서로 잇는 12호선은 지난 2012년에 개통해 10년이 채 안됐지만, 사고의 징후가 일찍부터 나타났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구간의 공사는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의 건설회사 CCICSA가 담당했으며,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을 맡고 있었다. 개통 2년 만인 2014년 일부 구간에 문제가 발견돼 당국은 이번에 무너진 고가철도를 비롯한 여러 구간을 폐쇄한 채 보수 공사를 벌였다. 재개통 후 2017년엔 규모 7.1의 강진이 멕시코시티를 강타하면서, 고가철도에도 균열이 보고됐다. 불안한 조짐은 계속 이어졌다.
사고 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지하철이 지날 때마다 고가철도 구조물이 흔들리는 게 육안으로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12호선으로 통근하는 빅토르 라라는 로이터에 "지하철이 지나면 고가 기둥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지하철 노조의 페르난도 에스피노는 밀레니오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구조적인 문제"라며 현장 기술자들이 결함을 보고했으나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해 미주에선 미국 뉴욕 지하철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다. 지옥철로 악명이 높고 범죄 위험도 있지만 요금이 5페소(약 280원)로 저렴해 '서민의 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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