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한국이 미국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한국 문재인 정부가 그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과 전통적 동맹이자 반도체 기술을 가진 미국 사이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에는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특히 최근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이 대선의 바로미터라면 보수당으로 정권교체가 일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패권 싸움에서 미국 쪽 편을 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SCMP에 "문재인 정부의 철학은 대북정책과 한중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중국의 입장과 가깝고, 이는 한중 관계가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에서도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이유"라면서도 "보수당 지도자가 전적으로 미국 편을 들고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할 필요는 없지만, 보수당이 정권을 잡으면 미국과 밀착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미 간 갈등이 계속 유지된다면 한중 관계도 어느 정도 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SCMP에 "현재의 흐름을 볼 때 미국이 한국 정책에서 큰 잘못을 하지 않는 한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궤도에 편입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이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업체가 중국 시장과의 관계를 끊거나 끊도록 강요당한다면 해당 기업과 한국 경제는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자동차 제조업체 19개 사가 참여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