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호황'을 맞은 반도체,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보복소비 증가, 그리고 옐런발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한국경제가 역대급 '트리플 호재'를 만났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운 물류난, 미중갈등, 보호무역으로 인한 강도 높은 규제 등의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1년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11.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1%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은 2011년 1월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다.
한국의 수출액은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었고,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10년 3개월 만에 주력 수출 15대 품목이 모두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차부품(99.9%), 석유제품(96.4%), 석유화학(82.6%), 무선통신기기(79.7%), 자동차(73.4%), 가전(69.3%), 디스플레이(43.5%), 철강(39.0%), 반도체(30.2%)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는 4월 수출액 93.4억달러를 기록하며 '슈퍼 호황'을 맞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IT 기기 판매량 확대와 클라우드용 데이터 서버 증설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올해부터 '반도체 장기 호황'이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의 호황과 함께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를 만회하려는 보복 소비가 일어나면서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명품, 리빙, 패션, 잡화 스포츠 등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고 특히, 코로나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전 수요가 폭발했다.
여기에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경제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한다"는 발언의 영향으로 달러화 상승 흐름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이 예상돼 우리 경기 회복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를 낙관하긴 이르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발단이 된 해운 물류난이다. 전세계 주요 행상 운송 운임은 성수기를 맞았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물류대란에 비상이 걸렸다.
이유는 우리 수출의 '등짐꾼' 같은 존재였던 한진해운의 갑작스러운 파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정부가 금융 논리에만 갇혀 국가 이른 사망진단을 내렸다며, 기간산업인 해운업은 정부와 산업은행이 나서 지원했어야 했는데 이를 외면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이 지속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게는 악재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보호무역이 심화되면서 시설투자와 일자리가 해외로 떠나고 있어 규제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박재찬기자 jcpar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