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현금 지원 정책’ 비판…“선거 앞둔 시점에 나오는 전형적인 ‘매표 전략’”
청년들 일자리 해결 위해 “경제 성장이 고용 창출과 분배 효과의 ‘선순환’ 이루어지도록 정책 세워야”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20대 청년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그들의 '성난 민심'을 다독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여권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MZ세대를 위한 '경제적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책 실효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더민초'는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게 듣는다'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젠더 갈등', '군가산점 문제', '조국 사태'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여대생 A씨는 '젠더 갈등'과 관련해 "정치권이 이 문제(젠더 갈등)를 다룰 때는 중산층·고학력 남성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생각한다"며 "20대 남성 표에 집중하면서 페미니즘 문제들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까지 제기하는 청년문제임에도 여성 청년 목소리는 다시 묻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성 B씨는 군 가산점 문제를 거론하면서 "군 가산점 제도는 위헌 판결을 받고 폐지됐다"며 "20년 동안 군 가산점에 부정적이었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법안을 내놓는 것은 청년을 표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B씨는 "군 가산점제 부활을 자기 이름을 알리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정치적 피로감과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군 가산점에 왜 이슈가 됐는지 본질을 살펴보고 그 본질에 맞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청년들이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하고,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역할을 해줬다. 일자리 마련, 반칙과 특혜가 없는 세상을 민주당에 요구했지만, 당은 제대로 응답을 못했고 실패를 자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고 의원은 "다시 시작하기 위해 20대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출발한다"며 "변화와 새 정책 대안을 만드는 데 적극 염두에 두겠다"고 했다.
최근 여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역시 MZ세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대학을 가지 않은 청년들에게 세계여행 비용 1000만원 지원"을 제안했고, 이 대표는 군 의무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에게 3000만원씩 주자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사회 초년생을 위한 1억원 통장"을 주장했다.
이같은 주요 여권 인사들의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 나오는 전형적인 '매표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MZ세대의 분노 원인에 대해 '기회의 상실', '공정성의 훼손', '빈부격차 심화'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이 평론가는 "청년 일자리 감소가 심해지면서 기회의 박탈이 생겼다. 또 조국 전 장관 일가 문제 등에 문재인 정부의 공정성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졌으며,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자산 불평등이 더 심해지면서 청년들의 상실감이 커졌다"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 침해'에 대한 저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경제적 이익 침해'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고, 취업이 어려워지는 등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인사들의 '현금 지원 정책'에 대해선 "많은 국민들에게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2030세대가 그 돈을 받는다고 그 사람들을 지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의 사회적 의미는 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느낌을 주는 것인데, 그런 노동의 개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MZ세대의 불만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는 MZ세대의 일자리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시장이 자율적으로 신성장동력을 키우고 경제 성장이 고용 창출과 분배 효과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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