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토부와 도공이 종심제로 계약을 체결한 건설기술용역 64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2019년, 2020년 건설기술용역 현황 64건을 분석한 결과 '종합심사낙찰제도'(이하 종심제)를 통해 발주한 기술용역이 한 건도 빠짐없이 전관 영입 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종심제'는 업체의 공사 수행 능력 등 업체의 역량과 투입 가능한 인력 수준 등을 평가해 심사하는 제도다. 기술 중심 경쟁을 독려하고 최저가낙찰제의 납품 품질 저하 문제를 피하는 명목으로 도입됐으나, 정성적 평가 방식으로 주관적인 평가 여지가 많아 로비를 유도한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가 종심제로 낙찰자를 정한 기술용역은 지난 2019~2020년 계약한 38개 사업(1529억원 규모), 한국도로공사가 계약한 사업은 26개, 1792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들 총 38건의 건설기술용역 사업은 모두 전관을 영입한 엔지니어링 업체가 수주했다. 컨소시엄을 꾸려 낙찰받은 경우도 구성업체 대부분이 발주처 출신 전관을 영업한 업체로 확인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전국 엔지니어링 업체가 3914개인데 1%도 안되는 20개 업체가 전체 사업금액의 42%를 수주했다는 건 '전관영입=수주'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업체들의 전관 영입 경쟁을 부추기는 종심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경쟁 입찰로 발주됐음에도 전관 영입 업체의 수주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입찰 평가점수를 높게 받아 수주할 가능성이 월등히 크기 때문"이라며 "종심제가 퇴직자 영입 경쟁을 부추긴 것으로 종심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종심제가 적용되는 대규모 사업은 실적을 많이 보유한 상위 업체가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관예우' 영향으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