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人사이더] 80년 그날, 이방인이 기록한 ‘광주의 진실’

장환순 기자   janghs@
입력 2021-05-07 11:53
[人사이더] 80년 그날, 이방인이 기록한 ‘광주의 진실’
노먼 소프가 기록한 5·18 고교생 시민군의 마지막 모습. 연합뉴스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을 진압한 뒤 가장 먼저 도청에 들어간 이방인이 있습니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 기자였던 노먼 소프(74)가 주인공인데요. 이날 새벽 진압 작전을 마친 계엄군은 오전 7시30분 외신기자에게 현장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국내 언론보다 빨리 참상을 목격한 노먼 소프는 정리되지 않은 내부를 카메라에 담았죠. 무장 군인들이 교련복 입은 두 고등학생의 주검을 칠판으로 옮기는 모습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실제 주인공 문재학, 안종필 열사입니다.


80년 5월 27일 계엄군 도청 진압후 첫 현장 취재

외신기자 노먼 소프의 사진 자료 200여점 전시



[人사이더] 80년 그날, 이방인이 기록한 ‘광주의 진실’
노먼 소프가 기록한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광장의 계엄군 차량. 연합뉴스



교련복 입은 고교생 주검 모습 등 처음 공개

유혈 진압 후 참혹한 도청 내부 모습 드러나



유혈 진압 직후의 참혹했던 옛 전남도청 내부 모습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을 마련한 건데요. 1980년 5월23일부터 27일까지 그가 촬영한 각종 사진을 비롯해 당시 출입증, 카메라 등 200여점을 옛 도청 별관 2층에 전시했습니다. 진압 작전 직후의 도청 상황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물들입니다.




[人사이더] 80년 그날, 이방인이 기록한 ‘광주의 진실’
노먼 소프가 5·18을 취재할 때 사용한 기자증. 연합뉴스



진실찾기 위해 광주 곳곳 누비며 시민 만나

"민주주의 위한 노력 젊은 세대가 알아주길"



노먼 소프의 회고담에 따르면 그는 80년 5월21일 처음 광주를 찾았습니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여러 현장을 누비며 시민들을 만났죠. 차를 태워주고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등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부를 떠난 뒤에도 그는 오랫동안 한국과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1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매년 5월이면 광주를 찾았다고 합니다. 몇 해 전엔 5·18 내외신기자 초청 행사를 통해 광주시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人사이더] 80년 그날, 이방인이 기록한 ‘광주의 진실’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열리는 노먼 소프 5·18 기록사진 기증자료 특별전. 연합뉴스



"민주주의를 꽃피우려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젊은 세대가 알아주길 바란다."

노먼 소프가 자료를 기증하며 한 말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날짜와 시간별로 정리한 도청 내외부, 목포역 광장 시위, 광주 농성동 죽음의 행진 모습 등 희귀 사진도 선보입니다. 특히 도청 진압 직후 찍은 시신 사진은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별도 공간에서 사망자 위치, 시신 이동 장면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합니다. 전시는 오는 7월 31일까지 열린다고 하네요.

장환순기자 jangh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