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국 칼럼] 야만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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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국 칼럼] 야만의 내로남불

   
입력 2021-05-17 19:26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사)자유주의연구회 회장


[민경국 칼럼] 야만의 내로남불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사)자유주의연구회 회장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이라는 단어는 문재인 정권의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얼굴이 되었다. 그 단어를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구호에 사용할 수 없게 금지하기까지 했던 게 아닌가! 문 정권을 연상하게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던 건 조국 당시 법무장관이 가족 투자 서류를 위조하고 불법적으로 자녀를 대학에 입학시켰다는 의혹이 생겨나면서부터였다. 도덕적 우월성을 앞세우고 뒤로는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며 자기 가족을 위해 권세를 악용했다는 등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의 초점은 위선적 행위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 대표가 취임 일성(一聲)으로 '언행일치'를 강조한 것, 로이타통신이 파렴치와 몰염치로 표현한 건 내로남불을 위선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위선적 행위는 차고 넘친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던 대통령은 자신을 모욕했다며 30대 시민을 고소했던 건 위선의 백미(白眉)다
그러나 이중잣대를 의미하는 내로남불을 위선적 행위로만 이해하면, 차별·특혜입법을 뜻하는 정책적 의미를 간과할 우려가 있다. 법 앞의 평등에 대한 위반이 바로 내로남불의 정치적 의미라는 걸 주지할 필요가 있다. 제대할 청년에 대한 3000만원의 사회출발자금지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하고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보호하는 정책,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원'(이재명 경기지사) 등 오늘의 젊은이를 위해서 미래의 젊은 세대를 희생하는 빚잔치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는 법 앞의 평등을 위반한 내로남불의 백미(白眉)다.

법 앞의 평등은 입법뿐만 아니라 행정·사법도 구속한다. 대법원이 선거 후보자 TV토론에서 거짓말을 한 더불어민주당 정치인에게 무죄의 길을 열었던 것과 코로나 방역을 명분으로 종교집회는 금지하면서 노동조합 집회는 허용하는 건 차별적 법 적용·집행의 전형이다.



정치적 내로남불의 근저에는 '우리'와 '그들'을 엄격히 구분하는 진영논리가 깔려있다. 그들의 진영은 규제와 적폐 대상이고 우리 진영은 보호·지원의 대상이다. 청년실업과 저성장을 부채질한 장본인임에도 우리 편이라는 이유로 노동세력은 떠받들고,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낳는 등 번영을 안겨주는데도 네 편이라는 이유로 기업을 박해한다. 가장 부도덕하고 나라답지 않은 나라는 시민들을 네 편과 내 편으로 갈라 차별하는 나라다. 그런 인식에서 생겨난 게 법 앞의 평등이라는 가치가 아닌가!
부자를 위한 법과 가난한 사람을 위한 법이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가장 가난한 사람도 가장 위대한 사람과 똑같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게 법 앞의 평등이다. 반대로 "모든 국민이 강남에서 살 이유가 없다"라는, 또는 '서민 자녀는 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하다'는 말은 인간차별의 정치·사회적 상징인 신분 사회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법 앞의 평등은 자유를 위한 투쟁의 목표였고 타파해야 할 대상이 신분 사회였다. 자유주의 기본원칙으로서 법 앞의 평등은 자유를 파괴하지 않고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평등이다.

내로남불의 정치가 부도덕한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을 어떤 보상도 없이 타인들의 복지를 위한 수단으로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내 편의 먹잇감을 위해 네 편을 수단으로 삼는다는 건 내로남불의 또 하나의 정치적 의미다. 최저임금인상을 위해서 자영업자나 카드회사를, 심지어 납세자까지도 어떤 보상도 없이 희생시켰다. 탈원전으로 인한 천문학적 인적 물적 희생은 언급하기조차 두렵다.

요컨대, 내로남불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으로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야만적인, 그래서 "백신 거지라도 문재인 보유국이라 괜찮아"라고 외치는 정권과 '문빠'의 원시적 본능의 산물이다. 내로남불의 정치화는 수천만 명이 사는 거대한 열린 사회를 인간의 본능과 심리적 구조가 형성되던 소규모의 닫힌 원시사회로 되돌려 놓는 무모한 짓이다. 우리의 이성을 등장시켰고 척박한 원시적 삶을 극복하여 전대미문의 풍요로운 번영을 안겨준 게 자유, 법 앞에의 평등 그리고 시장질서라는 걸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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