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학길 칼럼] `화이자백신` 유료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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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학길 칼럼] `화이자백신` 유료화 하자

   
입력 2021-05-31 19:43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표학길 칼럼] `화이자백신` 유료화 하자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미국이 지난달 24일 코로나 19 확산을 이유로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를 '여행재고' 단계에서 최고단계인 '여행금지'로 상향조정 하였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23일 개최예정인 올림픽을 앞두고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7월 도쿄올림픽에 약 600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었던 미국도 여행경보를 '여행금지'로 만든 후,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해야 하는 이중적 조치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일본의 전국 신규감염자수는 4000~5000명 수준에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중증환자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5월말까지로 예정하였던 도쿄 등 9개 광역지역의 긴급사태를 6월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일본내 올림픽 반대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쿄신문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도시인 도쿄 시민의 60.2%가 올림픽 중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한국정부도 만일 미국정부가 선수단 파견을 취소할 경우,선수단 파견을 고민해야하는 시점에 도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본의 올림픽 개최 여부가 진퇴양난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방역정책과 백신공급정책이 규제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제크하우저 교수가 1995년 일본 한신대지진 직후 1996년에 발표한 '대재앙의 경제학' (The Economics of Catastrophes)의 논문에서 지적한 '제도적 재앙', 즉 자연재해보다는 인재에 가까운 '규제의 재앙'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백신 개발이 왜 미국과 영국에만 국한되었는지, 일본이나 한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왜 개발되지 못하였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백신개발의 경제학'은 소위 신성장이론(new growth theory)상의 인적자본, 물적자본과 R&D 등의 무형자본을 집적한 총자본의 외부경제효과로 설명할수 있다. 백신개발은 단편적 R&D 투자만으로 성공 할 수 없으며 광범위한 생화학적 기초투자가 수십년동안 누적적으로 이루어졌을 때만 그 결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3월 코로나 19가 미국에서 크게 확산되며 사망자가 대폭 증가한 것도 미국의 국민보건제도에서 '보편적 건강보험제도'가 결여되어 있었던 '제도적 재앙' 때문이었다.일본의 방역정책과 백신공급정책도 규제일변도로 추진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정책혼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신인증을 계속 지연시켜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백신접종상황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이 예정된 60-74세 접종대상자들의 백신접종 예약률은 5월 17일 42.9%에서 5월 26일 현재 70-74세 68.9%, 65-69세 63.6%, 60-64세 52.7%로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증가속도가 아주 부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백신예약율과 접종율을 높이려고 백신 1차접종자에게도 가족모임에 대한 규제완화 등 여러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그러나 백신종류별로 알려진 부작용이나 1-2차 접종간의 시차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백신종류별로 수요와 공급이 크게 차질이 날 수 있다.보건당국이 9월말까지 도입계약이 확정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백신의 총량은 11월말까지의 집단방역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물량일 수 있다.

현재의 백신수요추세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은 수요부족-공급과잉이 될 수가 있고 반대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수요과잉-공급부족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백신접종율은 수요자인 접종대상자의 접종예약과 접중결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보건 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인정해야 하며 백신접종을 독려하는 것만으로는 백신접종의 '제도적 재앙'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물론 11월말까지의 집단목표 달성여부도 백신수요자들이 얼마나 호응하는가에 달려 있다.

한가지 대안은 초과수요상태에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접종을 유료화하고 연령순으로 예비접종예약을 받아나가는 것이다. 만일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이 초과공급상태에 있게 되면 제3국으로의 백신지원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백신접종의 유료화로 조성되는 '백신기금'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긴급한 추가확보에 사용하거나 추가접종을 수행하게 될 민간의료위탁기관들에 대한 실비지원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보건당국이 계속하여 '백신수요 공급의 경제학'을 외면하고 '제도적 재앙'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이룩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달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접종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백신보관 및 접종시설을 갖춘 위탁의료기관 1500여곳을 선정해 화이자 백신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전향적이고 유연한 접종정책은 일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며 추진단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과정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은 이미 무료로 제공하였으므로 무료접종기간 이후의 화이자 접종은 유료화하여 민간위탁의료기관에 인센티브 지원예산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을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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