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썩은 경제 꼰대는 가라”는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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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썩은 경제 꼰대는 가라”는 이준석

김승룡 기자   srkim@
입력 2021-06-16 19:45

김승룡 정치정책부장


[DT현장] “썩은 경제 꼰대는 가라”는 이준석
김승룡 정치정책부장

거침없다. 시원하다. 편견이 없다. 간 보지 않는다. 파격적이다. 좌우 이념의 테가 없다. 신선하다. 꼰대는 가라. 당돌하다. 그리고 싸가지 없다? 모 언론이 그에 대해 싸가지 없다는 평가가 있다고 하자 그는 "야채가 아삭 아삭하면서 부드러울 수 있나요?"라고 신통방통한 답변을 내놓는다. 기가 막힌 대답이다.


'코인' 자동 투자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을 개발해 그 걸로 선거 3~4번 치를 정도의 돈은 마련해놨다는 신박한(?) 그. 바로 요즘 정치판을 들었다 놨다 하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다.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인 그가 우리 정치사에서 보도 듣도 못한 30대 당 대표라는 새 역사를 썼다. 새 역사를 썼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의 정치적 행보와 언행이 구태와 모략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기성 정치를 완전 뒤집어 놓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지난 11일 당 대표로 선출된 뒤 14일 오전 첫 공식 행보로 대전 현충원 참배 대신 대전 '천안함 유족'을 만나 "보수가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다"며 기성 보수 정치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날 오후 곧바로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 현장을 찾은 그는 "5.18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며 기존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5.18 광주 민주항쟁을 껴안았다. 이념, 지역은 전혀 상관 없다는 태도였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선 "막판에 '뿅' 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이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선 전국 지역위원장을 모집하는 것을 두고 "소값은 후하게 잘 쳐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40대, 50대, 60대 이상 유권자가 언뜻 보기엔 "그 놈 참, 싸가지 없네"라는 말이 나오면서도 한켠으론 "기특하네, 시원시원하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더 기특한 건 그가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경제민주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분배를 담당하는 주체는 시장이어야 한다." 모 언론사 인터뷰에서 그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는 경제민주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의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법률안 등 소위 기업규제 3법에 대해 동의한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에도 "월급 한 푼 안깎인 공무원에까지 왜 재난지원금을 줘야 하나. 재난지원금을 더 많이 지급할수록 더 큰 세금 부담이 국민에 돌아온다"며 반박했다.
그간 문재인 정부가 경제민주화 한다며, 소득주도 성장을 한다며, 공정경제를 이루겠다며 내놓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잦은 시장 개입과 강한 기업 규제, 복지 재정 지출 확대, 재정 투입을 통한 공공 일자리 확대 등 정부 주도형 경제정책들이 되레 일자리를 빼앗고, 빈부 격차를 더 늘리고, 경제와 시장을 경직화시켜 성장을 가로막았다. 이 대표는 이런 정권의 실패한 거시·미시 경제정책, 지나친 정부 개입형 시장경제 정책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가 단지 MZ세대(20~30대)를 대표해 젊은 층에서만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아니라, 40대 이상의 보수 유권자들을 비롯해 기업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꿈꾸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부는 학교 급식도 모두에게 똑같이 줘야 하고, 자사고나 특목고 등은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하고, 지원금을 줘도 모든 국민에 똑같이 나눠줘야 민주주의의 '평등'의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고 있는 듯 하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시장의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하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자유로운 시장경제에 일일이 간섭하며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이미 1970년대에 실패한 케인즈의 수정자본의를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정부가 개입해 사회 전반의 기회균등, 평등이라는 포장된 가치를 내세워 모든 것을 획일화하는 것은 사회주의 붕괴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다.

인류는 경쟁을 통해 발전해왔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경쟁에서 유리한 유전자(DNA)를 가진 인류의 조상이 발전하고 발전해 고도의 두뇌를 가진 현생 인류가 탄생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자본주의의 경쟁과 민주주의의 평등이란 가치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면, 적어도 시장경제에서 그 두 가치를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면, 경쟁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자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져야 하는 게 '평등'이다. 열심히 일하든, 일하지 않든 모든 자에게 똑같은 보상이 주어진다면, 누가 열심히 일할 것인가. 누구나 노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경쟁이 없고, 노력에 따른 차등 성과 보상이 없고, 그 대신 누구에게나 똑같은 보상이 주어진다면 자본주의 시스템은 붕괴하고 말 것이다.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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