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칼럼] "정보 위에 누워 잠자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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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칼럼] "정보 위에 누워 잠자지 말라"

   
입력 2021-06-21 19:39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장영수 칼럼] "정보 위에 누워 잠자지 말라"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현대사회에서 정보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야기되는 오해와 혼란에 대해서는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바다에 들어가면 모든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의 홍수 속에 휩쓸려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다양한 이슈들이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지만 그중에는 모호한 정보나 심지어 틀린 정보도 적지 않다. 더욱이 올드 미디어로 지칭되는 신문과 방송의 경우에는 언론사가 정보의 진실성을 사전에 검증해야 할 책무가 있는 반면에, 뉴미디어인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검증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해 취약한 점도 있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로운 소통이 없는 현대사회를, 인터넷이 없는 21세기를 상상할 수 있을까? 이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및 대중화를 통해 형성된 정보화 사회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정보의 바다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바다를 제대로 항해할 수 있는 튼튼한 선박과 유능한 항해사, 그리고 나침반일 것이다.

튼튼한 선박의 역할을 하는 것이 컴퓨터와 통신망이라면, 유능한 항해사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정부와 각종 언론매체들이다. 어떤 정보가 신뢰할 만한 정보이고, 또 어떤 정보는 의심해 보아야 하는지를 적시에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정부와 언론매체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개인이 필요한 정보를 추적하는데 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터넷 포털의 검색기능이 정보의 바닷속에서 나침반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에는 역부족이며, 검색된 정보들 중에서 알짜를 제대로 골라내는 능력이야말로 나침반이라 할 수 있다. 즉, 내가 필요한 정보, 그중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골라내는 능력이야말로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꼭 필요한 나침반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는 다음의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정보의 의미를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정보는 그 자체로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며, 사용자에 따라 선하게도, 악하게도 활용될 수 있다. 정보는 물과 같아서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고, 어떤 물감을 풀어 넣는지에 따라 색깔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내가 접한 정보가 항상 팩트일 것이라는 착각을 벗어나야 한다. 정보의 이용자로서 가장 신경써야 할 점의 하나가 정보에 담겨 있는 팩트와 의도적인 선전 내지 홍보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팩트를 기반으로 한 정보이기에 순수한 가짜정보와는 다르지만, 의도적으로 과장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많아질수록 진실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셋째, 내게 필요한 정보에 집중해야 하며 듣기 좋은 정보를 경계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엇갈리는 정보를 동시에 접하게 되면, 듣기 좋은 정보, 믿고 싶은 정보에 기우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인다. 그러나 듣기 좋은 정보보다는 듣기 괴로우나 진실에 부합하는 정보를 우선시켜야 한다.

넷째, 정보는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내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이른바 '권리 위에 누워 잠자는 자'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보호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보화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알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신(神)이 아닌 어떤 인간에게도 가능하지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는 쓸모없는 정보가 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남이 아닌 내 기준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찾아내고, 여러 정보들을 종합하는 가운데 팩트가 무엇인지를 검증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정보화시대 나침반의 올바른 사용법이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의도적인 홍보나 거짓 정보에 의해 이용당하거나 조종당하지 않는, 진정한 정보화 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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