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취약성 지수, 2019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
대내외 충격 발생 시 10% 확률로 -0.75% 성장
"금융불균형 누증, 하방리스크 확대요인 작용"
한국은행은 22일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새로 개발한 금융취약성지수(FVI)를 공개했다. 기존 금융안정지수(FSI)가 단기적 금융·경제 상황 변동을 반영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장기적 금융불안 요인의 식별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FVI는 금융불균형과 금융시스템 복원력 수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상황을 판단한다. 자산시장의 가치평가, 신용시장의 부채규모, 그리고 금융기관의 재무상태와 거래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올해 1분기 FVI는 58.9로 2019년 4분기(41.9)에 비해 상당폭 상승했다. 외환위기(1997년 2분기 100)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2분기 73.6)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상승 속도가 가속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급등의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특히 자산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자산가격 총지수는 1분기 91.7을 기록하면서 외환위기(93.1)와 금융위기(100.0) 최고점에 근접했다. 자산가격 지수 11개 구성종목 중 부동산이 100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과 더불어 자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연관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불균형이 누적되면 금리인상 등 대내외 충격 발생 시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이 FIV를 활용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10%의 확률에 이르렀을 때 -0.75%로 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충격이 이어진다면 2023년에는 FVI값도 68.1까지 상승하고, 성장률 역시 -2.2%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가계대출의 부도율은 지난해말 0.83% 수준에서 1.18%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 규모는 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기관 가계대출의 0.7% 수준이다. 기업대출 부도율은 작년말 1.48%에서 2.36%로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최근의 금융불균형 누증은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영향 정도는 금융불균형 조정 수준과 속도, 경기회복세 지속 여부 등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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