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CCTV 의사와 환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타협해야"
박주민 "신중하고 모호한 입장 사실상 반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이 국회 문턱에서 멈춰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3일 국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수술실 CCTV 설치 등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 후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여야 할 것 없이 대리수술이나 수술실 내 성범죄, 불법의료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했으나 "이른 시일 내에 이해단체와 합의해 최적의 법안을 만들어 결론으로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심사를 더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의료법 개정안은 수술실 CCTV 설치 외에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등 부정의료행위와 마취된 환자에 대한 성범죄 근절, 의료사고의 정보비대칭 해결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개인정보 침해와 의료 위축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환자의 개인정보침해 논란은 환자의 사전동의를 받고,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요구가 있을 때만 CCTV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기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의료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은 CCTV 설치다. 여당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은 수술실 입구에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내세운 것도 영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 이후 의료법 개정과 관련해 "여러 가지 대안이 같이 검토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CCTV를 선악 구도로 가르면 안 된다. 환자 안전과 더불어 의료 행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의사와 환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주장해온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술실 CCTV 설치법이 또 보류된 것은 이 대표의 '신중론'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은 말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신중'하고 모호한 입장이 사실상 반대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어제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국회를 방문해 법안 통과를 온몸으로 호소했는데도, 국민의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신중론'이 당론임이 확인됐다"며 "국민의힘은 누구 편이냐. 누구를 위한 신중론이냐. 이 대표가 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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