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은 23일부터 권리자의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부정경쟁행위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등 일부 개정 법률이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표, 디자인 등에 대한 정당한 권리자의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침해행위에 대해서도 로열티를 배상해야 하는 등 손해배상액이 현실화된다.
그동안 선도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개발했더라도 후발 기업이 정상적인 사용계약을 체결하기 보다는 이를 무단 탈취하거나, 베껴 쓰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권리자의 생산능력을 초과한 범위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생산설비 등이 부족한 영세 기업들은 다른 기업이 자사 기술을 탈취하거나 베껴서 막대한 수익을 얻게 되더라도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었다.
개정법 시행으로 권리자가 생산할 수 있는 한도에 대한 배상뿐 아니라, 권리자의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침해, 탈취행위에 대해서도 사용허락 계약을 통해 당연히 받아야 했던 이익(합리적 실시료)까지 더 많이 배상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개정법은 지난해 12월 특허법에 먼저 도입된 데 이어, 저작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식재산에 대해 동일한 손해배상액 산정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특허청은 개정법 시행으로 기존 '3배 배상제도'와 결합할 경우, 고의적인 지식재산 침해행위로부터 권리자를 더욱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도 개선된 손해배상액 산정방식과 유사한 제도가 도입, 시행되고 있다.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개정법 시행으로 지식재산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침해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증거수집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 혁신의 결과물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입법 활동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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