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철 칼럼] 종부세와 수능… 같고도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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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칼럼] 종부세와 수능… 같고도 다른 점

   
입력 2021-06-28 19:48

장영철 前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사장


[장영철 칼럼] 종부세와 수능… 같고도 다른 점
장영철 前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사장

최근 민주당은 부동산특위를 구성하면서 현 정권들어 급증한 부동산 관련 세금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부동산 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주택보유자들에게 거리낌없이 징벌적 수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다가 지난 4월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대패했기 때문이다.


민심이반 현상의 상당부분이 현 정권의 부동산 세금폭탄에 있다는 점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어 내놓았다는 방안이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선례가 없는 상위 2% 고가주택에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정부가 부동산가격을 조사해서 상위 2%를 정하겠다는 이 방안은 매년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하다. 수능 1등급은 상위 4%이지만 종부세는 상위 2%로 줄여준 것이니 국민들은 고마워 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이제 집 가진 국민들은 상위 2%에 들어가는 지 매년 정부의 채점결과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수능은 1등급에 들어가면 기뻐할 일이지만 종부세 수능은 상위 2% 등급에 들어가는 순간 가혹한 세금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를 완화한다면서 결과적으로 국민을 2%대 98%로 편가르는 것은 현 정권이 집권기간 내내 계속해 온 일이니 크게 놀랄 것도 없다.

종합부동산세는 집을 보유할 때 내는 재산세와 같은 성격이다. 보유하는 집의 가치를 매년 행정부가 정하여 전년 대비 늘어난 가치의 일부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늘어난 가치만큼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 미실현소득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금은 다른 소득에서 충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계층이나 실직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이렇게 미실현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입법례는 다른 나라에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행정부가 집의 가치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상위 2%를 정하여 세금을 결정하여 부과하는 방식은 근대 헌법의 주요원리로 정착된 '(국민의) 대표 없이 과세없다'는 조세법률주의에 맞지 않는다. 우리헌법 59조에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한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통하여 행정부의 자의적인 세금부과를 견제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1주택자에 대하여는 상당한 금액까지는 중산층 육성차원에서 각종 세금경감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처럼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기간에 세금을 이렇게 과도하게 올린 나라는 없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10년간 주택분 재산세가 242%나 올랐고 특히 문재인 정권에서 급증한 것은 주택가격 상승 외에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기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종부세 수능제도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종부세 대상자가 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집의 가치 변동에 달려있게 되는 상대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1주택자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집의 가치가 공시지가 9억원을 넘는 지 여부만 알면 되었다. 단순하고도 명확한 것이다. 그러나 상위 2% 방안의 경우에는 설혹 내 집값이 떨어졌더라도 다른 사람의 집 값이 떨어지는 정도에 따라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다. 매년 치르는 수능시험처럼 종합부동산 세금도 과세당국이 매년 집값을 채점해서 발표해야 알 수 있다.

집값이 올랐으니 당연히 세금을 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을 각종 규제 및 세금 폭탄으로 다스리겠다고 하다가 부동산 가격을 폭발시켜 국민들로 하여금 세금을 엄청나게 내게 한 정권의 책임이 더 크다. 이미 전국 대부분의 집값은 문 정권 초기에 비하여 대체로 2배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만 해도 문 정권 초기인 2017년 평균 6억원 수준이던 아파트 가격이 지금은 11억원 수준이 되었다. 1주택 종부세 부과 기준이 9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서울의 대부분의 주택이 고가주택이 된 셈이다. 특히 투기의사없이 장기간 보유하다가 고가주택 기준 이상으로 가격이 올라 세금폭탄을 맞게 된 중산층의 분노는 크다.

항상 경제가 잘되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일삼는 문 대통령조차도 부동산 무능과 실정은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조세법률주의에도 맞지 않는 전례없는 부동산세금 제도를 새로 만들겠다는 집권 여당의 홍위병식 집념이 놀랍다. 모든 세금이 그렇듯 부동산 세금 역시 최종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가격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은 어설픈 제도 도입이 아니라 잘못된 부동산 세금을 절반이상 줄여 더 이상 부동산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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