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칼럼] 백신빈국, 무능정부의 세 번째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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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섭 칼럼] 백신빈국, 무능정부의 세 번째 헛발질

최경섭 기자   kschoi@
입력 2021-07-11 19:37

최경섭 ICT과학부장


[최경섭 칼럼] 백신빈국, 무능정부의 세 번째 헛발질
최경섭 ICT과학부장

"12일부터 전 직원이 재택근무 들어갑니다. 여름휴가 이후로 약속을 미루시죠." "고객님, 저녁은 두 명 밖에 안됩니다. 부득이 예약을 취소해야 할지 문의 드립니다."


12일부터 사실상의 '야간 통행제한'이나 다름없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확정된 지난 9일, 약속을 잡았던 지인들로부터 약속을 취소하자는 문자와 전화가 많이 왔다. 단골 식당에서도 최종적으로 예약 취소를 확인하는 문자가 이어졌다. 한 단골식당 사장은 12일부터 이달말까지 예약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당분간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과 함께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멈춰섰다. 대기업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사실상 전체 직원의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만남도 차단되면서 사적 만남도 전면 봉쇄됐다. 2학기 전면 등교수업이 예고됐던 학생들도 여름 방학 이전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2600만명이 모여 사는 도심 기업과 학교, 거리의 상점들이 사실상 셔터를 내리는 '암흑' 상태로 돌입한다.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에 따른 도심 봉쇄는 비단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이 확산되면서 힘들게 열었던 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있다. 네덜란드는 모든 술집을 자정까지만 운영하고, 다음달 13일까지 클럽의 영업을 중지하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카탈루냐는 심야 통행금지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방역 모범국임을 자랑하던 대한민국의 4차 대유행은 너무나 뼈아프다. 공교롭게도 정부가 기존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고 공표한 지 한 달도 안돼 4차 대유행이 촉발되면서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 커 보인다.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30%에 육박하자 7월부터 모임인원을 4인 이하에서 6인 이하로 완화하고, 하반기부터는 전국의 초중고교의 등교 수업도 가능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터널 끝이 보인다"면서 근거없는 낙관론에 불을 지폈다. 당시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낮은 백신 접종률,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볼 때 규제완화가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반대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결국,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 약속은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은 채 '안면몰수', 국민들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야간 통행제한' 시대를 선사하게 됐다.



코로나 시대, 이처럼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 거짓말 행보는 이전에도 계속돼 왔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주춤하던 지난해 7월에는 정부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여행 상품권'까지 뿌려대는 와중에 2차 대유행이 터지고 말았다. 당시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휴가철 감염확산을 우려했지만, 정부는 경기부양 카드까지 제시하며 사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갔다.
지난해 12월에는 백신 공급을 등한시하다, 3차 대유행까지 터지면서 대통령이 사과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당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백신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데도 정부는 "백신의 안정성이 입증된 이후에 공급해도 늦지 않다"고 여유를 부리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4차 대유행 역시 백신수급과 접종률은 한참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거리두기 완화, 일상으로의 복귀에만 급급하던 정부의 '조급증'이 가져온 대재앙이다. 전 국민적인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참여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모범국가로 부러움을 샀던 대한민국은 이제 4차 대유행으로 백신 최빈국, 최악의 방역규제 국가로 추락했다.

무능한 정부의 세번째 헛발질이다. 그러는 사이 혼란은 반복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이들은 또 다시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은 대중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잘 따르면서 전염병 퇴치 모델로 여겨졌다. 그러나 백신 공급 부족 때문에 여전히 70%가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경섭 ICT과학부장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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