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인호 칼럼] 부정선거 논란, 사실과 증거만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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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호 칼럼] 부정선거 논란, 사실과 증거만이 말한다

우인호 기자   buchner@
입력 2021-07-13 19:47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우인호 칼럼] 부정선거 논란, 사실과 증거만이 말한다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 출력과 인쇄는 결과물을 비교하면 바로 알 수 있다. 특히 잉크젯 프린트기로 출력한 결과물과 옵셋(off-set) 인쇄 결과물의 차이는 선명하다. 확대경인 루페(loupe)로 보면 바로 드러난다. 인쇄공이나 시계공, 보석세공사가 눈에 끼고 있는 바로 그 루페 말이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는 노즐을 통해 잉크를 밀어 용지에 직접 분사하는 잉크젯 프린트기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확대해보면 거칠다. 잉크가 자연스럽게 퍼지기 때문이다. 반면 용지와 분리된(off) 판이 롤러 위에서 돌 때 잉크가 먼저 묻힌 뒤 지나가는 용지 위에 발라지게 되는 옵셋 인쇄 결과물은 확대해보면 섬세하다.


또 다른 차이점은 출력의 경우, 규격 종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출력 시 상하좌우 사방에 출력되지 않는 여백이 일정하게 생긴다. 반면, 인쇄는 큰 종이에 여러 페이지를 한번에 인쇄한 뒤에 원하는 사이즈로 재단하기에 잘못 재단하면 여백에 차이가 나게 된다. 레이저 프린트기를 통해 나온 결과물도 잉크젯 프린트기를 통해 나온 결과물과 차이가 있다. 레이저 프린트기에서 사용되는 퓨징 기술이 미세한 곡선과 점을 표현하는데 더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매할 것이 없다. 감정하면 된다.
지난 달 28일 선거무효소송이 제기된 인천 연수을 재검표 후 원고 측은 잉크젯 프린트기로 출력되었어야 할 사전 투표지가 인쇄된 것 같다(위조되었다)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1년 2개월을 여기에 매여 있는 사람들이다. 산 사람 소원 들어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부정 선거'란 말 자체가 상상하기 쉽지 않다. 믿고 싶지도 않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처리를 헌법으로부터 부여 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획책했다고? 수많은 선관위 직원들이 두 눈을 뜨고 있었는데 전국적인 부정선거가 벌어질 수 있었을까? 믿기진 않는다. 하지만 일단의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의 절반이 넘는 곳에서 선거무효소송이 제기됐다. 수 많은 소송이 제기됐고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선관위) 간의 주장과 입증자료 등을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려서인지 훈시 규정인 '6개월 내 처리'를 넘겨 14개월이 지나 소송이 막 시작됐다.

늦은 만큼 철저히 규명하면 된다. 한 점의 의혹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일이다. 음모론은 진실이 하나하나 드러날 때마다 옅어진다. 멀게는 칼(KAL)기 폭파사건, 가깝게는 천안함, 세월호를 둘러싼 음모론이 그렇게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핵심은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앞서 언급한 출력된 사전투표지와 인쇄된 사전투표지는 확대경 하나면 해결될 수 있다. 또 인천 연수을 선거무효소송 원고 측에서 제기하는 투표 이미지 원본 파일 삭제 경위 파악도 하면 된다. 실수로 파기했든, 규정에 의해 파기했든, 의도적으로 파기했든 이유는 있었을 것이다. 투표 이미지 원본 파일이 원래 저장됐던 곳을 디지털 포렌식 하면 복구도 가능할 것이다. 선거무효소송의 핵심인 선거 무결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어찌 보면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부정선거인 '3·15 부정선거'는 최초의 민주주의 혁명인 '4·19 혁명' 이후 과도 정부 시절 검찰에 의해 기소돼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끝맺음은 5·16군사재판소가 맡았다. 용암처럼 폭발하는 들끓는 민심도 없고, 수사를 할 수 있는 검찰도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당사자간 주장과 '한정된' 입증자료만으로 진실을 결론 내리기 쉽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하나 기대하는 것은 선거무효소송은 실제 재판에서 직권주의를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재판절차의 주재자인 법관이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자료만으로 판단(당사자주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것이 열려있다는 말이다. 소송의 이념인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체적 진실 발견이 중요하다. 부정선거가 아니어서 이를 제기한 쪽이 '폭망'하든, 부정선거로 밝혀져 나라가 뒤집어지든, 그건 다음 문제다.

우인호 전략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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