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카스티요 대통령 당선 확정… 후지모리 43일만에 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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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카스티요 대통령 당선 확정… 후지모리 43일만에 승복

김광태 기자   ktkim@
입력 2021-07-20 11:18

국가선거심판원서 당선인 발표
28일 대통령직 인수 5년간 통치
민심통합·경제수습 과제 떠안아


좌파 카스티요 대통령 당선 확정… 후지모리 43일만에 승복
페루 대통령 당선인 카스티요 [AP=연합뉴스]

좌파 성향의 시골 초등교사 출신 정치신예인 페드로 카스티요(51)가 남미 페루를 이끌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6월 6일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지 43일 만이다.


19일(현지시간) 페루 국가선거심판원(JNE)은 카스티요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시 결선에선 카스티요가 50.125%를 득표해, 49.875%를 얻은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4만4000여 표 간발의 차이로 제쳤다. 이날 선거심판원은 후지모리 측의 대선 사기 의혹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후지모리 후보도 이날 당선인 발표를 앞두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후지모리 측이 패배를 시인하지 않고 일부 표의 무효화를 주장해 대선이 치러진 지 6주가 지나도록 결과 발표가 미뤄져 왔다.

카스티요 당선인은 오는 28일 프란치스코 사가스티 임시 대통령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5년간 페루를 이끌게 된다. 25년간 시골 초등학교 교사였던 카스티요는 지난 4월 11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선 18.9%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카스티요는 급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대선 기간 개헌과 에너지산업 등에 대한 국가 통제 강화, 1년 100만 개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반면,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1990∼2000년 집권)의 장녀로 페루 첫 부녀 대통령에 도전한 후지모리는 세 번째 대선 도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1년, 2016년 대선에 이어 3번 연속 2위였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에게 4만여 표 차이로 패한 2016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근소한 격차로 패했다. 그러면서 부패 혐의로 감옥행 위기에도 놓이게 됐다.페루 차기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된 페드로 카스티요는 이번 대선에서 그리 주목받던 후보는 아니었다. 5년 사이 대통령이 3명이나 중도 하차하는 극심한 정치 혼란 이후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시골 초등학교 교사인 카스티요는 그야말로 군소 후보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직후 그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2%였고, 출마 선언 직후의 신선함도 사라진 후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0.2%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서 그는 18.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두 달 뒤 결선에서 게이코 후지모리(46) 민중권력당 대표를 간발의 차이로 꺾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기득권이나 엘리트 계층과는 거리가 먼 카스티요는 페루의 첫 '서민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AP통신은 그가 페루의 "첫 농민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AFP통신은 정치 평론가를 인용해 "첫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챙 넓은 하얀 모자를 트레이드마크처럼 쓰고 다니는 카스티요는 1969년 페루 북부 카하마르카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문맹의 농부였다. 교육학을 전공한 후 1995년부터 고향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역시 교사인 릴리아 울시다 파레데스 나바로와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2002년 좌파 정당 후보로 소도시 시장직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정당 지방조직에서 활동한 것이 정치 경력의 전부였다.

카스티요 측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이전 두 차례 대선에서도 작용했던 '반(反)후지모리' 정서를 최대한 자극했고, 후지모리 측은 카스티요가 당선되면 페루가 베네수엘라나 북한처럼 될 것이라며 '반공산주의' 민심을 끌어모았다. 대선에서 승리한 카스티요는 극단적으로 양분된 민심을 수습해 통합을 이뤄내는 것과 페루의 정치·사회·경제 혼란을 진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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