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위험` 피치경고 무시한채 전국민지원금 강행하려는 與

은진기자 ┗

메뉴열기 검색열기

`채무위험` 피치경고 무시한채 전국민지원금 강행하려는 與

은진 기자   jineun@
입력 2021-07-22 19:59

피치, 정부 국채상환 계획 반영
신용등급 'AA- '로 겨우 유지
與 채무상환 대신 지원금 주장
"신용등급 하락→외자유출 우려"


`채무위험` 피치경고 무시한채 전국민지원금 강행하려는 與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22일 한국 국제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국가채무를 상환하겠다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사 "재정지표가 기존 전망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여당은 2차 추경안에 포함된 2조원 채무상환액을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돌려쓰자는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가파른 나랏빚 증가 속도는 피치 뿐 아니라 S&P, 무디스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모두 우려하고 있다. 여당의 2차 추경안이 오는 23일 국회를 통과할 경우 국가 신용도 하락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당이 국가 신용도는 안중에도 없이 포퓰리즘에 빠져 민심만 사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이날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피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한국의 국가채무는 경제의 위험요소라고 평가했다. 또 피치 측은 "빠른 고령화가 중기 성장률을 제약할 수 있다"며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 체력'으로 불린다. 이 같은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를 고려했을 때 국가채무 증가세가 국가 재정운영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피치의 지적이다.

무디스도 지난 5월 "한국의 국가채무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의 재정규율 이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목했다.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은 정부가 2차 추경안 33조원 가운데 국채 상환 몫으로 잡아둔 2조원을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33조 원 추경안에 4조원 안팎을 더해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자는 여당 안에 반대하고 있다. 당초 소득 하위 80%를 지급대상으로 하자는 게 정부안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고소득층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추경 편성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국채 상환을 철회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2022년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어서고 국가채무 비율도 48%에 육박한다. 이 같은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에도 채무 상환 대신 당장 눈 앞의 대선 승리를 위해 현금을 뿌리는 포퓰리즘식 확대 재정이 이어지면 내년 우리나라 국제 신용등급은 하락할 우려가 높다는 게 기획재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국가신용등급은 해당 국가가 빚을 갚을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외국인 투자는 물론 금리·환율 등 경제 지표와 직결된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조달한다고 해도 더 높은 금리로 빌려올 수밖에 없게 된다.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국가부채 비율이 급등해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외국자본이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가게 된다"며 "신용등급이 하락한 국가 입장에서는 당장 자금이 부족하니까 더욱 빚이 불어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에 요구하고 있는 재정준칙 도입도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3%'를 기준으로 하는 재정준칙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계류된 상태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관련사설 23면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