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미중 난타전] "국가명운 달렸다"… 美, 中제재법에 `패키지법`으로 맞불작전

박정일기자 ┗ 한국산 中시장점유율 하락, 美에서는 10년만에 최고치

메뉴열기 검색열기

[첨단산업 미중 난타전] "국가명운 달렸다"… 美, 中제재법에 `패키지법`으로 맞불작전

박정일 기자   comja77@
입력 2021-07-22 19:54

美, 체계적 규제·국제공조 구축
中 "철저한 응징 하겠다" 반격
韓기업 위험한 줄타기 부담 가중
"기민하게 대응해 기회로 바꿔야"


[첨단산업 미중 난타전] "국가명운 달렸다"… 美, 中제재법에 `패키지법`으로 맞불작전
아이클릭아트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미국이 조만간 반도체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넘어 첨단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중국견제 패키지법'을 시행한다. 이미 '반외국제재법'으로 반격을 선언한 중국도 가만있진 않을 기세다.


첨단산업 전반의 패권을 차지하는 것이 국가의 명운과 직결된다는 단호한 결의가 엿보인다.
특히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체계적인 규제 명분과 국제공조를 구축해 중국이 빠져나갈 틈을 조금도 주지 않으려는 기세다.

중국도 미국 뿐 아니라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까지 철저한 응징을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미국의 추가 공세가 이어져도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 1, 2 수출교역국의 대립이 첨예해질 수록 우리 기업들의 '위험한 줄타기' 부담은 더 가중된다. 양국의 통상 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미국의 중국견제 패키지법안, 미국혁신경쟁법(USICA)의 주요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들이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원을 통과한 USICA는 무려 23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과학기술 기반 확충, 대중국 제재 적극 활용, 미중 통상분쟁에 따른 미국 수입업계의 부담 경감, 대중국 자금유출 방지 등의 내용이 총 망라됐다. 현재 미국 정치권은 대중국 견제에 초당적 협력을 하고 있는 만큼, 이 법안은 상·하원 협의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이르면 연내 정식 법률로 확정될 것이 유력하다.

USICA는 총 7개의 세부법안이 있는데, 이 가운데 '무한 프론티어 법'은 중국과의 과학기술 격차를 위한 자국 지원 확대와 인재 육성에 대한 예산 집행의 근거가 담겨있다. '미국의 미래 수호법'에는 국내 인프라 건설과 조달시장에서 중국의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철강, 건축자재 등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의무화 했다.

'중국도전 대응법'과 '전략적 경쟁법'에는 보다 노골적인 중국 견제 내용이 담겼다. 먼저 중국이 내정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신장 위구르 문제 등을 겨냥해 인권탄압 등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보이는 중국에 더 적극적으로 제재를 부과하도록 했다. 미국 내 중국기업들이 벌어들인 자금을 중국 국유기업이나 최종적으로 중국 정부 등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규정도 넣었다. 여기에는 동맹국과 공동으로 대중국 수출통제와 수입금지의 필요성까지 언급돼 있다.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외국제제재법' 등에 맞서 대중국 규제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앞서 지난 6월10일 이 법을 통과시키고 즉시 시행했는데, 여기에는 중국 기업에 대해 차별적 조치를 한 외국주체(기업 등)에 대해 중국과의 수출입·투자 제한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갔다.


직접적 피해 뿐 아니라 중국의 국가안보와 이익에 해를 끼치는 국가에도 수출통제와 보복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심지어 외국의 투자허가를 반려하거나 중국에 부당한 외국법의 준수금지 명령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 철저하게 응징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 패권을 둘러싼 이 같은 다툼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또 주요국가 전반으로 확전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5G로 시작된 양국 간 기술전쟁은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으로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진영논리로까지 확산되는 등 과거 미국-소련 냉전에 준하는 기술냉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품목인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고, 수출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이래저래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5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한국 정부에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침해 관련 기업들과 거래했는지 여부를 문의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정부와 해당 기업이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혹여 거래 등이 있었으면 아찔한 상황이 나올 뻔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양국 정부의 입법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원석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이번 법에 포함된 수입관세 경감과 같은 내용을 보면 미국 역시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를 전제하고 국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며 "지식재산권 탈취나 인권탄압 등 민감한 사안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중국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은 추후 동 법안의 입법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첨단산업 미중 난타전] "국가명운 달렸다"… 美, 中제재법에 `패키지법`으로 맞불작전
<한국무역협회 제공>

[첨단산업 미중 난타전] "국가명운 달렸다"… 美, 中제재법에 `패키지법`으로 맞불작전
<한국무역협회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