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대화가 되는 대통령이어야… 지도자 무책임이 문제발단"

이규화기자 ┗ [고견을 듣는다] "박지원 호랑이 꼬리 밟지마란 말 치사한 협박, 많이 다급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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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대화가 되는 대통령이어야… 지도자 무책임이 문제발단"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21-07-22 20:04

문재인 대통령, 의원 시절 봤을 때도 말없어… 지금 모습도 그때와 다름없어
최저임금을 공익위원 몇 사람이 좌지우지… 국회 동의 절차 거치도록 바꿔야
부동산 김수현·김현미가 망쳐… 임대사업자 세금우대 같은 것이 말이나 되나


[고견을 듣는다] "대화가 되는 대통령이어야… 지도자 무책임이 문제발단"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 국회의원)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前국회의원

이상돈 교수는 2013년 늦가을 북촌 한 한정식집에서 당시 문재인 의원을 만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문 의원이 초대해 참석한 자리여서 무슨 말을 할까 무척 궁금했다고 한다. 그러나 별 말 없이 파했다. 당시 동석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하실 말씀이 무어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그 후 문 의원을 만났을 때도 특별히 말수가 적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은 좀 대화에 능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최근 국정의 여러 현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을 보고 든 생각이라고 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내년 대선이 정권교체로 기울까요.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찍었다가 2017년에는 문재인 찍은 사람들이 제법 많다고요. 그랬던 사람들이 이제 다시 국민의힘 쪽으로 가있으니까. 그게 지금 민주당으로선 참 아픈 거지요. 자업자득이지요, 뭐."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최근 좀 떨어지긴 했지만, 공고합니다. 그러다보니 과격한 발언을 하더라도 별로 지지율이 안 떨어져요.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재명의 '사이다 발언'을 원하는 거지요. 그러나 기본소득, 복지, 한미동맹 같은 분야에서는 보수는 차치하고 중도층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들 텐데요.

"나도 그건 모르겠어요. 구태여 저렇게까지 대구 가서 말할 필요가 있었나, 왜곡돼 전달된 것이라고 했지만, 역사논쟁을 선거판에서 할 필요 자체가 없다고 봐요. 기본소득 같은 것은 요즘 좀 뒤로 빠진 것 같고. 증세 얘기를 하던데, 집권당이 증세를 하면 다음 번 선거에서 패배하는데, 증세하겠다는 공약하면 어떻게 선거에서 되느냐 그랬어요. 지금 지지율이 박스권인데, 그거 가지고서는 안 되잖아요. 그런 것을 생각해야 하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이재명 지사가 제자잖아요. 최근 만난 적 있습니까. 당은 달랐지만 사제지간으로 만날 수 있잖아요.

"있긴 있는데, 나는 구체적인 얘기는 절대 안 해요. 그냥 격려하고 덕담하고 그런 거지,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안 한다고. 한겨레 인터뷰 할 때는 좀 뭐 훈수를 뒀지요. 그 부분을 강조했더라고요. 자기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겠지. 자기들이 볼 때도 저렇게 하면 안 된다 말이지."

-책에서 이 지사를 좋게 평가하셨더라고요.(이 교수는 2013년 2월 중앙대 법대교수직을 정년 4년 앞두고 학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떠났다. '대학을 떠나며'라는 글을 블로그에 남겼다. 초창기 교수 시절 강의를 들은 학생 중에 이재명 지사도 있었다고 썼는데,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장학생으로 입학해서 숱한 신화와 일화를 남겼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인간 승리지요. 그 어려운 것을 딛고. 여기까지는 잘 왔는데, 과연 마지막에 어떻게 될지. 여하튼간에 대단한 거예요, 중앙대학교 개교 이래 대통령에 나오는 경우가…. 성적도 좋았어요. 학교에 특별장학생으로 들어왔으니까. 머리는 있었는데, 공부할 여건이 없었고. 또 중앙대에 특별 장학생으로 오지 않았다면 사법시험 공부할 기회가 없었겠지요. 일단 학교에서 뒷바라지 해줬으니까. 신화적인 일화로 돼있지요."

-유권자 지형이 전과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20대 청년층은 투표율이 높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난 4·7 재보선을 보면 많이 높아졌습니다. 2030세대의 바뀐 투표성향이 다음 대선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 것으로 보세요?

"20대가 보수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무얼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2030대가 박정희 대통령을 우상화하고 그러나요? 아예 잘 모르잖아.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겪어보니까 그 당시에도 20대는 잘 모르겠고 30·40대 사람들, 특히 30대의 어린아이를 키우고 동네 슈퍼에서 장보고 하는 엄마들, 그 중에도 서울 외곽지대 의정부나 이런 데 사는 분들은 내가 빨간(새누리당색) 옷을 입고 가면 도망가다시파 외면하던데….(웃음) 그래서 내가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걸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러나 그 양반 집권 후에 기회도 없었고, 절실히 느꼈어요. 그 당시 30대는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이라면 아주 진절머리를 치더라고요. 그 시점에서 볼 때 수도권 외곽의 30대들이 우리나라의 허리잖아요. 재래시장 60대 70대들이 아니잖아요. 20대가 이 정부에 대해서 그렇게 실망한다면 기대가 컸다는 거 아니겠어요?"

-2012년 이명박 정부 지지율이 추락했을 때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잖아요. 당시 비대위의 주축은 교수님과 김종인 박사였고 두 분은 4·11총선과 대선에서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런데 박 정부에서 두 분에게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거든요. 그게 참 궁금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회고록에서 썼지만 그 전부터 그런 조짐이 있었지요.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를 보면 최순실이 움직인 게 2012년 가을 쯤부터인가로 확인될 겁니다. 그 전까지는 숨죽이고 있었어요. 그리고 첫 번째 인사로 인수위원장에 김용준 씨를 임명한 것과 대변인에 윤창준 씨를 임명한 것부터 잘못되기 시작했죠. 논공행상이 뭐 나쁜 의미로도 얘기하지만, 그 당시 박 대통령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저 외에도 김광두 교수, 이혜훈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있었거든…. 얼마든지 역할을 줄 수 있는데, 안 했지요. 사실 그런 조짐을 2012년부터 느꼈지만, 일단 선거는 이기고 봐야 되는 거니까…. 모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 개인 책임이에요. 남 탓 할 거 없어."

-참모를 잘못 쓴 탓도 있지 않습니까.

"부친 문제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못 벗어나고, 거기에 충격을 받아서 평정심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측은지감이 있지요. '어떻게 저 사람은 저걸 벗어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그 틈을 타고 들어간 사람 중에 잘못된 사람도 꽤 있지요."

-8·15 사면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발 좀 해야지. 이제 집도 없어서 동생 집에 가게 생겼잖아요, 기가 막혀서. 절로 가야 하나? 나 참, 기가 막혀서. 박지만 회장은 누나를 상당히 걱정하고 그랬어요."

-재임 중에요?

"다른 데 이런 얘기를 한 적은 없지만, 박지만 회장이 인편을 통해서 나한테 메시지도 보내고 그랬어요. '누나가 지금처럼 가면 안 된다. 어떤 계기가 오면 사람이 바뀔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르니까, 자기도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해해 달라'고요. 그런데 세월호 사고 터지고 나서는 개각을 한 다음부터는 그 기회가 없어졌지요."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소통 스타일이 바뀌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세월호 사고에서 새누리당이 혼이 나는 게 맞잖아요. 그런데 그걸 벗어났잖아, 새누리당이. 그걸 도와준 제일 공신이 누구예요? 김한길-안철수(당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지 뭐야. 김한길 안철수 때문에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이 자중지란이 일어나서 선거(2014년 7·30 재보선)에서 대패했잖아요. 세월호 이후에 거저 들어오는 정국주도 기회를 놓친 거예요. 그게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을 오만하게 만든 거지. 나는 그걸 보면서 이 정권은 회복할 수 없다, 나하고 인연이 끊어졌다는 생각을 했어요."

-탄핵에 대해서는 일군의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잘못됐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위헌적이었다는 주장을 합니다. 사법심사 연구의 권위자이신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그렇게 한 것은 잘 했다고 봅니다. 만약 가정을 해서 그때 국회에서 200석이 좀 모자라 부결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당시 우리는(국회의원들) 모두 배지를 로턴다홀에 버리고 바리게이트 넘어서 청와대로 갈 기세였거든. 탄핵 재판이 부결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던 상황이었거든요. 전 세계를 보더라도 여하튼간에 대통령을 헌법적 절차에 의해서 탄핵을 하고 곧이어 평화롭게 선거를 해서 대통령을 뽑은 경우가 없어요. 아무튼 헌법적 절차에 의해서 진행이 됐잖아요.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군대가 개입하고 다 그래요. 선진국에서는 일단 이런 일이 없고, 후진국에서는 군대가 들어오고 내란이 일어나요."

-탄핵에 대한 이론(異論)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봐야 합니까.

"사실은 그래요. 국정논란이라는 게 권력남용 아닙니까. 그것만 가지고선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겠느냐 논의는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그 당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후에 삼성이 정유라에 말을 제공한 것은 피해갈 길이 없잖아요. 그래서 나는 탄핵은 불가피했다고 보고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주도를 해서 헌법 중단 사태를 막았다고 봅니다."



-책에 보면 2013년 늦가을에 북촌 한정식집에서 문재인 의원이 초청해 남재희, 윤여준 전 장관과 식사를 했는데, 당시 문 의원이 별 말씀이 없어서 놀랐다고 쓰셨던데요.
"그런 모습이 지금도 그대로잖아요. 그때 보여준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자리를 만들었으면 뭔가 얘기를 하고 그래야 되는데, 남재희 장관이 옛날 얘기를 주로 많이 했어요. 나는 사실 그거 두 번 세 번 들었거든. 그래서 윤여준 장관이 '문 전 후보께서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냐'고 물었는데도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하더라고.(웃음)"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말주변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말 잘못 했다가 구설수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인지 대화를 이끌고 가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위트와 유머도 없고요.

"그건 너무 사치스러운 얘기고, 내가 언제 농담 삼아 말한 게 있는데, '여러 사람하고 밥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는 대통령만 되도 대성공이다'라고 했어요.(웃음) 여하튼간에 내가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대표 다 겪어봤잖아요. 정치인들은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잖아요. 식사라는 게 그런 자리잖아요. 나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그게 안 돼 있다고 봐요. 왜 미국도 워싱턴 D.C. 식당에 가면 의원들, 의원 봐좌진, 기자들이 맨날 밥 먹으면서 정치를 하거든, 사실은. 일본도 그렇고요. 안철수 대표도 그게 안 돼요.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는 당시 기분이 상당히 좋을 때 밥을 먹었거든, 그때는 가벼운 주제니까 얘기를 하지만. 대통령 후보 되는 사람이 경력 있는 기자들하고는 자리도 가져야 하고 대화도 해야 되거든요. 내가 겪어본 그 세 사람은 다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4대강 사업을 반대한 학자 중에 교수님처럼 논리적으로 집요하게 반대한 분이 드문데요.

"그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렵지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관련 학자들은. 책에서도 썼지만, 진상을 다 안다고. 제가 살아오면서 한 일 중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고 보람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했던 분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자연화를 약속했다고 하면서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게 자연화와 다른 게 계속 돈을 먹을 거라고요. 심하게 표현하면, 새만금사업이 4대강 사업 16개가 생긴거거든요. 새만금 해놓고서 온갖 일을 다 벌였는데 돈이 계속 들어가고 있잖아요. 또 새만금을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눈에 불을 켜고 부르르 떨기까지 하고. 지금 한 30년 됐나요? 원상복구를 그나마 쉽게 할 수 있는 곳이 금강과 영산강이니까 거기라도 이 정부가 해야 되는데, 재자연화위원회 위원장 했던 홍종호 교수가 열 받는 것도 그거예요. 나는 참 웃기다고 생각하는 게, 재자연화를 하는데 무슨 경제성 계산을 하라고 하는 겁니다. 재자연화 한다는 것은 대선 때 공약이고 안철수, 심상정도 다 같은 공약을 했어요. 안철수가 그걸 기억이나 하는지 모르겠지만.(웃음) 솔직히 환경생태 가치는 계산하기 나름이에요. 경제성 평가를 주장하는 사람이 김수현(청와대 전 정책실장)이에요."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의 피부에 와 닿고 그래서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것이 고용정책과 부동산정책이거든요. 이제 실질적으로 따져 임기가 7개월쯤 남았는데, 만회할 수도 없고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처음 한 게 최저임금을 대폭 올린 거거든. 그때 내가 환노위(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있었잖아요. 결국 공익위원 몇 사람들이 좌지우지 하는 거더라고. 법에 의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비토할 수 있어요. 근데 장관이 혼자 하기가 어렵다고. 그래서 어떻게 해볼까 해서 국회의원은 무슨 권한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아무런 권한이 없더라고. 많은 국가에서 국회에서 결정하든가 국회에 동의를 받든가 그러더라고. 그래서 의원입법 할 때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는 국회의 동의를 거치든가 이렇게 하자고 발의를 했는데, 별로 호응이 없었어요."

-그러면 정권이 공익위원 앞세워 무리하게 최저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을 수 있겠네요.

"최저임금 문제는 국회 동의 절차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놓은 것을 갖고 야당에서 계속 고용노동부장관이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에게 얘기를 해도 '너는 떠들어라'하며 들은척도 않는 거예요. 저는 그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국회의원이 아무런 권한이 없더라고. 이런 것을 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 무더기 정규직화로 청년들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20대가 반문재인으로 돌아선 이유인 것 같아요.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으로 만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현실을 고려하면 그렇게 할 수 없는 거니까 문제지. 사실 어떤 기업을 보면 비정규직을 악질적으로 쓰는 곳이 있어요. 비정규직 문제는 거기에 있거든요. 그런데 아예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공약을 하니까, 뒷감당이 안 되는 거지요. 그래서 기업들이 묘수를 찾은 게 자회사를 만드는 거 아니에요? 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그래서 반대를 했다고, 또 다른 문제만 만드니까. 현실을 도외시한 공약을 덥석 하고 그것을 지켜야 되니까 무리를 한 거지요. 문제가 된 인천공항도 전에는 청소 등을 용역회사와 계약을 맺어서 했는데, 자회사를 만드니까 용역회사에서 일감을 빼앗아 온 거거든요. 그런 점을 국회에서 지적을 많이 했어요.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 실무를 모르고 만든 공약과 정책에 의해서 문제를 낳는 거지요. 어느 누구도 만족을 못시키는 결과가 되어버렸지요."

-부동산값 폭등도 경제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이 정책을 만들어서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부동산도 김수현 김현미가 잘못한 거잖아요. 등록임대차사업자에게 세금 면제 혜택을 주면서 임대사업자들을 우대하길래, 나는 이 사람들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싶었어요. 어차피 이른바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세금 먼저 올린다고요. 종부세 같은 경우 세율을 올릴 수도 있겠고. 공시가 현실화도 하고요. 그런 것을 예상 못하는 사람 없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별안간 누구 편을 드는 건지, 임대사업자 특혜를 준다는 건 자신들 이념에도 안 맞는 거였지요."

-그 점이 참 아픈 곳입니다.

"당시 저금리에다 박근혜 정부 최경환 부총리 때 아파트 안 팔리니까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높여 놓은 상황이었거든. 내가 2012년 비대위원 할 때 나한테 누가 부탁을 하더라고요. 비대위원회에서 발언을 세게 해서 집값이 하락해 난리 난 곳을 박근혜 위원장이 한번 가보게 해달라고, 선거 때 우리 다 죽게 생겼다고. 그래서 내가 얘기해서 박근혜 위원장이 갔어요. 어딘지 모르지만 사진도 크게 났어요. 그 지역에서는 당선됐지요. 대중교통 확충 같은 것을 약속을 했다고. 그 당시는 집값 떨어지니까 집을 안 사고 전세만 살고 그랬어요. 우리나라 진보 학자라는 사람들은 맨날 유럽 독일 오스트리아 상황을 생각한다고. 공공 주택이 많고 민간 아파트 사는 사람들도 많고 임대료 올리는 것을 제한하고 그러거든요."

-현실 파악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부터 실패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는 전세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잖아요. 전세라는 제도가 없어지지 않는다고. 난 심지어 김수현실장이나 김현미 장관이 전세제도라는 게 있는 줄 모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요.(웃음) 전세제도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런 제도(임대사업자우대정책)를 할 수가 없다고요, 갭투자 하라고 권장하는 거 아니에요? 이게 웬 굴러온 떡이냐 하며 박근혜 때 집을 산 사람들이 또 집을 사들였던 겁니다. 부동산을 잘 모르는 사람이 부동산정책을 책임진다는 게 총 한번 쏴보지 않은 사람이 국방장관 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정말 총 한번 잡아보지 않은 사람이 국방장관 하니까 쿠데타 일어났잖아. 4·19 후 국방장관이 군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거든. 거기에 대해서 우리나라 언론도 반성할 점이 있다고 봐요."

-언론사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광고 때문에 말 못할 사정이 있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종부세 인상 같은 건 생각 안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아니었거든. 우리나라 경제신문 이른바 보수신문들은 잘 한다고 봤는지 이렇다 할 견제가 없었어. 진보 신문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이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해 잘 몰랐을 수도 있고.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권인 이유도 있었고요."

-실책에 대해서는 언론이 사후약방문으로 비판을 했지요. 잘못을 시인하라고 하면서요.

"홍남기 부총리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시인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전에 잘못한 것이지 자기 책임은 없거든. 책임져야 할 사람은 김수현하고 김현미이거든. 그 두 사람을 문재인 대통령이 또 예뻐했고. 김수현이 4대강 재자연화 경제성 평가한다고 하니까 홍종호(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열 받아서 집어치운 거 아니에요? 환경단체가 열 받을 만하지. 경제성 평가를 이미 여러번 했어, 이미. 그런데 뭘 또 하냐 말이야. 사실 이 정권 망가뜨린 게 김수현 김현미야. 또 그들을 임명한 사람은 누구예요? 문재인 대통령이야. 문재인의 실패지."

-대통령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책임제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음에 할 때 잘 판단해서 해야 해요. 동유럽이 민주화되면서 각 나라들이 헌법을 만들었는데, 폴란드가 대통령제를 하고 다른 나라는 대부분 의원내각제를 선택했어요. 남아공화국이 대통령제를 하고 있고요. 이들 나라에서 특징적인 것은 폴란드의 경우 바웬사라는 국민적 영웅이 있었고, 남아공은 만델라가 있잖아요. 우리는 YS(김영삼)와 DJ(김대중)가 있었고요. 대통령제는 거기에서 끝냈어야 됐어요. 지금 폴란드의 경우 바웬사까지는 국민들이 인정하는데, 그 다음에는 혼란이 심해요. 지금 폴란드하고 남아공이 난리 났잖아. 우리나라도 대통령은 DJ까지만 하고 그만했어야 됐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쉽게 바꿀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난 더 이상 지겨워서 개헌 얘기를 않고 있어요."

-그래도 국민들이 내년에 선택을 해야 됩니다.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되겠습니까.

"아이고 뭐…. 지금 몇 사람으로 압축이 돼 있잖아요. 그 중에서 만족할 만한 사람이 없잖아 솔직한 얘기로. 대통령 권한은 너무 크고. 그게 참 우리나라 비극인 거 같아요. 누가 되나 잘 헤쳐 나가기가 어렵지 않은가, 남아공 같인 폭동이나 안 일어나면 다행이고. 폴란드도 상당히 문제가 많은 거 같아요. 의원내각제는 집단지성으로 결정을 하잖아요. 우리나라는 북악산 꼭대기에 올라가보면 세상하고 멀어져서 대통령이 성공할 수가 없어요. 대통령의 실패를 과연 몇 번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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