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반윤 파열음…중진들 "與측 평론가냐" 이준석 "安에 부화뇌동한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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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반윤 파열음…중진들 "與측 평론가냐" 이준석 "安에 부화뇌동한 의원들"

한기호 기자   hkh89@
입력 2021-07-23 18:15

"정권교체 짊어진 野대표가 與측 평론가같은 발언" 입 모은 정진석·권성동·장제원
李 "4·7보선 '4번'에 부화뇌동한 분들…난 당외주자 꽃가마 반대, 흔들림 없다"
李측 김용태 "당 지지가 우선" 尹경쟁자 홍준표 "대표 분별없이 흔들어"


친윤-반윤 파열음…중진들 "與측 평론가냐" 이준석 "安에 부화뇌동한 의원들"
지난 6월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정진석(오른쪽) 의원 및 내빈들과 함께 지지자들 앞에 서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親윤석열)-반윤(反윤석열) 갈등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제3지대 행보를 이어가는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을 압박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자,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폄하를 멈추라'는 반발이 잇따른 것. 특히 최근 여론조사 추이에 관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는 발언에 "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란 게 주된 반응이다. 이 대표는 '당 중심'을 강조하며 과거 '안철수 견제'와 비슷한 노선을 거듭 시사한 가운데 이 대표 쪽을 비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내 최다선(5선)이자 충청권 맹주 격인 정진석 의원이 사실상 지도부 비판의 총대를 맸다. 정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은 문재인 정권도 위기지만 국민의힘도 위기다"며 "윤석열은 우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밖 전우다. 윤석열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건가"라고 이 대표를 겨눴다. 나아가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치 문답이 아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선택"이라며 "(윤 전 총장 낙마로) '정권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무얼 갖고 내년 대선을 치를 작정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의원은 또 이 대표가 치적으로 내세워 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요인에 대해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과 혈혈단신 맞서 피를 철철 흘리며 싸운 그 사람 덕에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가닥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라며 "지난해 4·15 총선 선거운동 때 나는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외쳤다. 그때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권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비판하며 '예능'을 거론한 배경으론 "제1야당 당수가 철학과 정책으로 무장하지 못하고 따릉이 타기와 토론 배틀 등의 이벤트 쇼에만 매몰되면 정권 연장을 위한 멍석만 깔아주게 된다. 야당 지도부가 '정치 혁명'이란 일부의 예찬에 취해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는 한 경제신문 칼럼을 소개했다.

4·7 보선, 6·11 전당대회 이후 당 상황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지지율은 민주당에 역전당하고 당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총합은 민주당의 50.9% 대비 현저히 낮은 11%에 불과하다"며 이 대표의 최근 발언들을 겨냥했다. 예컨대 "(이 대표는)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 한다.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라며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고 꼬집었다. "'당내 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고도 했다.

친윤-반윤 파열음…중진들 "與측 평론가냐" 이준석 "安에 부화뇌동한 의원들"
지난 7월21일 서울 목동 SBS에서 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치 현안을 놓고 당대표 토론 배틀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 상에서 정 의원의 글을 직접 공유하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공개 반론을 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제1야당 후보로 확정한 뒤 제3지대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야권 단일화로 꺾고 본선에서 승리한 요인을 '당이 중심을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한 셈이다.

그러면서 당내 중진들을 겨냥한 듯 "'4번(국민의당 선거기호)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국민의힘 선거기호)으로 나가면 진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당내 의원 다수는 '부화뇌동'했지만, 중심을 잡고 낚이지 않았던 당원들과 국민들이 주역이었던 승리"라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밖의 인사를 밀기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하다가 나중에는 단일 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유세차에 올라 오려고 하셨던 분들, 이긴 선거였기 때문에 당원들과 국민들이 웃고 지나간 것이지 결코 잊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당연히 그 당시 캠프의 젊은 인사들은 모두 분개했다"며 "저 이준석,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 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못 박았다.



갈등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강원권 최다선(4선)이자 윤 전 총장과 인연이 깊은 권성동 의원이 이 대표를 비판하며 '참전'했다. 권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예로 든 것처럼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는 주장에 당내 의원 다수가 결코 부화뇌동하지 않았다"며 "의원 대다수가 오로지 서울시장 선거 승리가 정권교체를 위해 절실했기 때문에 단일화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했던 것임에도 이를 들어 지금 정국에서 반박하는 건 지나치게 감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대표의 주장에 비판 없이 동조할 만큼 의원들의 애당심이 떨어지지 않는다. 저도 오 시장과 오래 친구임에도 두 후보의 빠른 단일화를 촉구했고 '먼저 결단해야 안 대표에게 이긴다'고 얘기했다"고도 했다. 일부 의원이 '오 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했다는 이 대표의 발언에 직접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당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 대선후보들의 장점이 국민에게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해 원팀을 만들어 대선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최대 임무"라며 "그런데 요즘 당대표의 발언을 보면 우려스럽다. '윤석열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당 지지도와 비례하고 있다. 즉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운명체"라며 "지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이 전폭적 지지를 보낸 것은 야권의 '가장 강력한 주자'인 윤석열과 '30대 젊은 당대표'가 함께 서로 존중하며 돕는 모습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상기 시키기도 했다. 특히 "요즘 민주당이 야권후보를 대하는 행태를 보면 '1년 넘게 가장 강력한 주자로 있는 윤석열을 잡으면 정권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공작정치에 능한 그들의 생각"이라며 "보다 냉정하게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의 열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를 부탁하고 또 희망한다"고 충고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가 선택한 당대표에 대한 날선 비판은 자제 부탁드린다. 애정 어린 조언의 취지였고 충분히 소통이 됐다"고 밝혀뒀다.

친윤-반윤 파열음…중진들 "與측 평론가냐" 이준석 "安에 부화뇌동한 의원들"
국민의힘 장제원(왼쪽) 의원과 홍준표(오른쪽) 의원. 장 의원은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당 수석대변인으로 발탁한 바 있다.장제원·홍준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 대표의 노선에 대한 반발은 이전부터 감지됐다. 전날(22일) 재선 이양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을 "폭주하는 문재인 정권에 제동"을 건 인물로 지칭하며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플랫폼이 돼 국민을 위한 정권교체를 이뤄내기까지 저는 윤석열 예비후보를 응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하달한 '당내 대선주자 지원' 방침에 반기를 든 셈이다. 같은 날 3선의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으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한 게 아니라 제1야당 대표 발언이 위험해 보인다"며 "다른 후보들은 출마 자체도 하지 못할 지지율이란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자해정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 대표의 (윤 전 총장 정치 미숙 등) 발언을 듣고 있자니 여당 측 평론가로 착각할 지경"이라며 " 더 이상 야권 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이들과 반대 편에 서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이 대표와 같은 옛 새로운보수당 출신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일부 대권주자들의 지지율에만 일희일비해 헤쳐모여식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지금은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자강론'을 강조했다. 대권 재도전에 나선 홍준표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의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것은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정 의원 등을 겨냥했다. 나아가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면서 "다소 미흡하더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당 대표를 도와 정권탈환에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논쟁을 계기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맡았던 홍 의원과, 당시 당 수석대변인을 지낸 장 의원 간 이례적으로 현안 관련 이견이 표출된 셈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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