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칼럼] 고령사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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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칼럼] 고령사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입력 2021-07-29 19:52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장영수 칼럼] 고령사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저출산·고령화 사회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표적 특징의 하나지만, 그동안에는 이를 경제적·사회적 파급효의 측면에서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노인들에 대한 사회보장 혜택의 증가에 따른 복지비용의 증가 등이 주로 거론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고령화에 따라 비중이 높아진 노인들의 정치적 역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저출산·고령화의 본질은 인구구조의 변화이며, 그 파급효과는 다양한 영역에 미친다. 정치 영역 또한 예외는 아니다. 현대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의 하나가 다수결원칙이며, 노인들의 숫자가 늘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자칫 잘못 이해하게 되면, 노인들과 그밖의 세대들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세대갈등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노인들의 재취업 등과 관련하여 청년실업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데, 정치적 세대갈등까지 더해진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짚어 보자. 과연 노인들은 대부분이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가? 예컨대 나이가 들면 대부분이 보수적 성향을 갖게 된다는 기존의 선입견은 21세기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가?

이를 단순히 현재의 여당과 야당 중의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를 기준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이를 절대시할 경우 진보성향의 여당은 젊은이들 중심으로 구성되고, 그들이 주된 지지층이어야 할 것이고, 보수성향의 야당은 노인들 중심으로 구성되고, 지지층 또한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보수 야당의 대표가 30대 청년이라는 점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미 여야의 정책기조에 따라, 그리고 정부-여당의 정책 성공 또는 실패에 의해 지지층의 변화가 뚜렷하다. 또한, 20대 청년층에서 '진보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것은 이미 연령층에 따라 보수와 진보의 지지층이 차별화되고 있다는 선입견이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히려 정책의 신뢰도에 따라 청년층과 노년층의 지지를 동시에 받을 수도 있는 것이며, 또한 같은 연령층에서도 개인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 국민들의 정치의식도 여촌야도(與村野都)를 이야기하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민주적 다양성은 이미 지역에 따른 차이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연령층에 따른 차이까지도 넘었다. 그 결과 노인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성향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노인층의 비중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계속됨에 따라 청·장년층의 비율은 낮아질 것이며, 노년층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필연적으로 노인들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인들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은 새로운 정치 이슈로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서투르게 접근하면 치열한 세대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청·장년층과 노년층 사이에 발생하는 이해충돌 내지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율 및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자리 문제도 청·장년층과 노년층 사이의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역할분담을 통해 윈윈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컨대 노인층에서도 경제적 여력이 있는 노인들에게는 경제적 소득활동보다는 사회봉사 및 문화활동, 각종 여가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빈곤한 노인에게는 청년층과 겹치지 않는 영역에서의 소득활동을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대갈등의 극단화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세대 간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되고, 갈등이 극단화되는 것은 청·장년층과 노년층 모두에게 불행한 사태가 될 것이다. 과거의 망국적 영·호남 갈등에 이은 최악의 마이너스 섬(minus-sum)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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